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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주의」 만들기 신조어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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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주의」 만들기 신조어 봇물

입력
1996.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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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사상 「붉은 기 철학」 으로 대체/사로청 등 단체들 명칭·체제도 개편/“권력 승계·재편위한 정지작업” 분석북한은 김일성 3년상을 맞아 신조어를 양산해가며 「김정일주의」를 만들기 위한 분위기쇄신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북한은 최근 각종문건에서 「주체사상」을 「붉은기 철학」으로 대체 하는가 하면 최대의 당외곽조직인 「사로청」 등 각종단체의 명칭을 바꾸고 있다.이같은 움직임은 김정일의 권력승계를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당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정론을 통해 『김정일장군은 붉은기 철학의 창시자』라며 『이는 혁명의 근본원리를 밝힌 심오한 철학』이라고 주장했다.이 신문은 붉은기 철학을 『주체의 혁명철학, 일심단결의 철학, 신념의 철학』이라고 정의하고 『앞으로의 역사는 붉은기 철학으로 주체위업을 완성해 나가는 것이 된다』고 부연했다.

북한의 선전매체들은 『당과 정권, 군대를 붉은기 철학으로 건설하고 온 사회를 붉은기 철학으로 일색화하자』는 구호아래 대대적인 이념쇄신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이들 구호에서 과거의 핵심용어이던 주체사상은 사실상 붉은기 철학이라는 신조어로 완전히 대체됐다.

주체사상의 창시자가 김일성이라면 붉은기 철학의 지적소유권은 김정일에게 있다. 김정일은 당에 처음 입문하던 70년대들어 혁명운동의 현장성을 강조한 「3대혁명 소조운동」을 전개했고 이를 다시 「3대혁명 붉은기 쟁취운동」으로 발전시켰다. 김일성이 정통성의 뿌리를 항일유격활동에서 찾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김정일도 3대혁명소조운동을 자신의 권력기반으로 삼으려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이와함께 17일 조선사회주의 노동청년동맹(사로청) 창립50돌 기념식에서 이단체를 「김정일을 결사옹위하는 청년전위대」라로 규정하고 명칭을 「김일성사회주의 청년동맹」으로 개정했다. 북한은 이와함께 이 단체의 조직을 「중앙위원장」체제에서 「1비서, 부비서」체제로 개편하는 한편, 기관지 「노동청년」의 명칭도 「청년전위」로 바꾸었다. 사로청은 회원이 500만명인 북한최대의 사회단체로 당원으로 가입하지 않은 인력을 조직화하기 위한 「노동당의 전투적 후비대」(당규약 제9장 56항)이다.

북한의 과거 권력개편은 청년동맹이나 여맹위원회 등 외곽조직의 개편으로 시작돼 중앙당의 개편으로 연결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따라서 이번 청년동맹의 개편을 전당대회 개최를 통한 권력개편의 전주곡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통일원의 한 관계자는 『붉은기 철학 등 북한이 양산하고 있는 신조어는 내용면에서는 김일성주의의 복제판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그러나 공산주의체제의 권력장악은 이념장악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북한의 최근 움직임들이 권력승계에 대비한 준비작업일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유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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