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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막힌 모정/본드중독 아들 경찰에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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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막힌 모정/본드중독 아들 경찰에 신고

입력
1996.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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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아들도 본드사망 「맺힌 한」/“새사람 만들어 달라” 울먹여본드중독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20대 아들을 육순의 어머니가 경찰에 신고했다. 아들을 새 사람으로 만들어 달라는 간절한 모정에서 였다. 그 어머니는 이미 본드로 또다른 아들 하나를 잃은 기막힌 한을 갖고있다. 「본드흡입」의 폐해는 어느새 우리사회의 평범한 어머니들에게 「기막힌 한」을 갖게하고 있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20일 상습적으로 본드를 흡입해온 전모씨(23·무직·서대문구 홍은동)를 유해화학물질관리법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전씨는 19일 하오 2시께 안방에서 본드를 마시다 이를 본 어머니(65)가 『새 사람을 만들어 달라』며 경찰에 신고해 붙잡혔다.

전씨는 91년 상고를 졸업한 뒤 취직을 못한 것을 비관, 본드를 흡입하기 시작했다. 본드가 없으면 정신분열증세가 올 정도로 깊은 중독에 빠졌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어머니는 아들의 손을 잡고 기도회에 참석하기도 하고 울면서 타이르기도 했으나 모두 허사였다. 지난해엔 2차례 병원에 입원까지 시켰으나 전씨는 견디지 못하고 뛰쳐나왔다. 지난해 말 우유배달원으로 취직했다가 올해 초 본드흡입으로 실직하고 말았다. 아들은 실직한 뒤에도 거의 매일 본드를 흡입해 어머니의 억장을 무너뜨렸다.

어머니는 『큰 아들도 93년 본드에 중독된채 외항선을 타다 숨졌는데 막내까지 잃을 수는 없었다』며 『감옥에서는 본드를 구할 수 없으니 끊는데 도움이 될테고 기술이라도 배워 사회에 나오길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울먹였다.<이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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