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웬사 “정치 보복” 반박불구 또곤경「동구 민주화의 기수」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이 구소련 스파이노릇을 했다는 충격적인 주장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후임 알렉산데르 크바스니에프스키 대통령은 19일 바웬사의 스파이설을 뒷받침할 비밀경찰문서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혀 이번 수난이 일과성에 그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바르샤바주재 구소련대사관 1등서기관을 지낸 알렉산데르 오즈킨이 최근 러시아의 「라보차 트리뷰나」지와의 인터뷰에서 『바웬사전대통령이 자유노조를 이끌던 80년대 구소련과 정례적으로 비밀접촉했다』고 폭로하면서 부터. 그는 『바웬사가 당시 바르샤바주재 구소련대사 등과 수차례 만나 자신의 투쟁노선을 밝히고 폴란드정세에 관한 입장 등을 교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바웬사가 구소련외교관들과 술을 마시는 등 친분을 유지하면서 모스크바 상층부에 자신의 입장을 전달하려 했다』고 말했다. 당시 야루젤스키정권에 대항해 싸우고 있던 바웬사는 비밀접촉을 통해 자신들의 투쟁과 운동방향이 결코 구소련에 위협이 되지 않을 것임을 모스크바 지도부에 납득시키려 했던 것으로 오즈킨은 주장했다.
바웬사는 이같은 접촉설을 강력히 반박했다. 그는 『구소련정보부 첩자따위는 절대 하지 않았다』며 자신의 일정과 행동이 낱낱이 노출됐기 때문에 비밀접촉은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크바스니에프스키대통령이 비밀경찰문서를 공개하겠다는 것은 지난해 말 크바스니에프스키대통령 측근인 요세프 올렉시전총리가 구소련의 간첩행위를 했다고 폭로한 데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세금추징 등 퇴임이후 바웬사에게 밀어 닥치고 있는 잇단 악재는 권력에 가려져 있던 「과거 비리」가 초래한 업보인지, 아니면 현 집권층의 계산된 「바웬사 죽이기」의 일환인지가 주목된다.<권대익기자>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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