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2년1개월만에 최저치 “붕괴위기감” 고조/사채시장도 꽁꽁… 중견기업 B급어음마저 꺼려/대외신용도 급추락 해외자금조달 큰 타격예상우성건설의 부도여파가 확산되면서 시중 자금시장이 혼란에 휩싸이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주가가 2년1개월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등 증시붕괴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고 사채시장에서는 사채금리가 뛰고 건설업체와 중소기업들의 발행어음들이 거래조차 되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우성건설 부도파문으로 해외기채시장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발행조건이 급속히 나빠질 조짐이 보이는등 해외자금시장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부도파문에 따른 자금시장경색으로 경제 전반에 주름살이 지고 있는 것이다.
전날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와는 달리 20일 주식시장은 주가폭락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투매물량을 쏟아내면서 주가가 순식간에 11포인트까지 떨어지는 위기국면으로까지 치달았다. 장끝무렵 반발매수세에 힘입어 낙폭을 다소 좁히기는 했지만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5.35포인트 떨어진 842.72를 기록, 93년12월9일(843.95)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는 특히 청구 한신공영 건영등 건설업체들이 일제히 하한가를 기록하는등 건설주의 약세가 장세분위기를 더욱 무겁게 했다. LG증권 김기안투자전략팀장은 『가뜩이나 자생력을 잃고 있는 주식시장이 우성건설 부도파문이라는 직격탄을 맞아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우려했다.
서울 명동 종로등 사채시장은 부도한파로 꽁꽁 얼어붙어 있다. 잇따른 부도사태에 불안을 느낀 사채업자들이 몸을 사리면서 중견기업을 상대로 하는 B급어음 취급을 꺼리고 있는데다 중소기업이 이용하는 C급어음의 경우 아예 할인조차 되지 않고 있다. 사채업자들은 특히 건설업체들에 대해서는 10대그룹계열 건설회사를 제외하고는 전혀 할인을 해주지 않고 있다. 사채금리도 뛰어오르고 있다. 대기업어음(A급어음)의 사채금리는 월 1.2%수준에서 1.3%대로, B급어음은 1.7%수준에서 1.9%대로 껑충 뛰어올랐다.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부도파문에 따른 사채시장의 냉각으로 건설업체나 중소기업들의 자금줄이 막히면서 또다시 연쇄부도사태로 이어지는 등 악순환이 반복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우성건설의 부도로 우리나라의 대외신용도가 떨어짐에 따라 해외자금차입 해외증권발행등 해외에서의 자금조달에도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성건설이 해외증권을 발행한 기업으로 부도를 낸 최초의 기업이라는 점에서 우성건설의 부도파문은 비자금파문으로 위축돼 있는 해외자금조달시장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우성건설은 지난 94년9월 4,000만 스위스프랑(한화로 약 264억원)의 전환사채(CB)를 스위스시장에서 발행했으나 이번 부도로 채권·채무가 동결되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투자자금을 회수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우성건설의 해외증권 지급불능은 다른 국내기업들의 해외증권 발행에도 큰 차질을 빚는 것은 물론 국내기업이 발행한 해외증권의 가격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국내기업들의 해외자금 차입금리 상승을 유발하는등 차입조건을 악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김병주기자>김병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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