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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살리기/박진열기획관리부장(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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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살리기/박진열기획관리부장(메아리)

입력
1996.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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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잘 활용하면 돈이 되지만 잘못 쓰면 사람을 망친다. 영어로 시간을 쓴다는 표현이 「Kill Time」인 점도 흥미롭다.초·중·고교가 방학인데다 대학입시가 끝난 요즘 서울시내 거리마다 청소년들로 넘쳐난다. 빵집, 극장, 오락실, 비디오방이 청소년들로 북적거린다고 한다.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지금 「시간을 죽이는」것이 아닌가 싶다. 시간을 활용할만한 곳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황금같은 시간을 허비하는 청소년들을 볼 때 안타깝기만 하다.

청소년기는 개인의 장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시기다. 청소년들에게 시간을 유용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만큼 참 교육은 없다. 시간을 잘 활용함으로써 근로의 가치도 체득하게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청소년들이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너무 적다. 최근에는 유익한 문화행사등도 더러 열리고 편의점,주유소등은 시간제 일자리도 제공하고 있지만 만족스럽지는 않다. 청소년들의 자립의지가 부족하고 부모의존 성향이 강한 점도 문제다.

미국 여행중 한 고교생을 만나 고개가 절로 숙여진 적이 있었다. 세계에서 최고 큰 나무가 있는 곳으로 유명한 세코이아 국립공원에 갔을 때다. 공원초입에 접어들자마자 길에는 발목이 빠질 정도로 눈이 쌓여 있었다. 체인을 감지 않고는 접근할 엄두도 낼 수 없었다. 5분가량 마음을 졸이며 차를 몰다보니 털모자에 가죽장화로 중무장한 열댓살 돼 보이는 소년이 「체인 빌려줍니다」라는 간판을 세워놓고 소형트럭옆에 떨고 있었다. 10달러를 주고 체인을 빌린뒤 물어보니 고등학생이었다. 하도 애처로워 추위에 왜 고생을 하냐고 물었더니 『전자오르간이 갖고 싶어 방학동안 돈을 벌러 나왔다』 고 했다. 체인을 임대한 벌이로 꽤 값나가는 전자오르간을 살 수 있을지 모르지만 욕망을 스스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가상했다.

우리 청소년들은 어떤가. 지나친 부모의존 성향은 아직도 그다지 변한것 같지 않다. 방학기간 청소년들에게 시간을 유용하게 쓰는 「시간 살리는 법」을 가르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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