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수천건 극우파 행패 나치 망령 “꿈틀”독일 북부도시 뤼벡의 한 외국인 난민수용소에서 18일 새벽 극우파들의 소행으로 보이는 화재가 발생, 어린이 4명을 포함해 적어도 10명이 죽고 50여명이 다쳤다. 경찰은 현장 부근에서 용의자 3명을 체포, 수사중인데 불길이 건물 여러 군데서 한꺼번에 치솟은 것으로 보아 방화일 가능성이 높다. 그럴 경우 이 사건은 2차대전이후 최악의 반외국인 테러에 해당한다.
나치의 전쟁범죄 때문에 도덕적, 사회적으로 「사망 선고」를 받았던 독일 내 극우주의는 통일 이후 높아진 민족주의적 조류와 경기 침체에 따른 불만을 등에 업고 다시 극성을 부리기 시작, 유럽에서 악명이 높다. 가장 극단적인 극우세력은 신나치로 적어도 70개 조직에 4만2,000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이밖에 반사회적 파괴성을 자랑으로 삼는 스킨헤드족과 폭력단에 속한 극우분자들이 1만5,000명 가량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외국인에게 노골적인 적대감을 표시, 그동안 묄른과 슈투트가르트, 졸링겐 등지에서 10여차례 외국인 난민촌 방화사건이 발생했다. 또 베를린의 전철안에서 아프리카 청년이 승객들이 멀뚱히 쳐다보는 가운데 극우파의 칼에 찔려 창 밖으로 던져졌는가 하면 일부 동독 지역에서는 청소년들이 떼로 몰려다니며 외국인에게 행패를 부리는 사건도 여러 차례 있었다.
독일 정부에 따르면 외국인 대상 테러는 92년 2,500여건으로 최고조에 이른 뒤 93년 2,200여건, 94년 1,400여건으로 매년 줄고 있다. 그러나 이번 뤼벡 화재사건으로 독일은 나치의 망령이 다시 살아난듯 충격과 분노에 싸여있다.<오미환기자>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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