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위 던지면 아프리카의 정글로쥬만지/양몰이 대회서 우승하는 아기돼지꼬마돼지 베이브첨단기술에 의해 오락성을 높인 가족영화들이 줄을 잇고 있다. 힘들게 훈련시켜야 영화출연이 가능했던 코끼리 원숭이 사자를 이제는 컴퓨터그래픽이 대신한다. 말하는 돼지나 양, 개의 입모양까지 만든다.
물론 인간의 따스한 마음까지 컴퓨터가 대신할 수는 없는 것이어서, 그 바탕에는 배우들의 휴머니즘 연기가 깔려 있다. 3차원 입체영상으로 인간까지 만든 「토이 스토리」보다는 「꼬마돼지 베이브」가 더 감동적인 것도 마음 착한 농부 하겟(제임스 크롬웰 분)부부의 존재 때문이다.
20일 개봉되는 「쥬만지」 (감독 조 존스톤) 역시 기술과 휴머니즘을 하나로 묶었다. 컴퓨터그래픽이 만들어 낸 아프리카동물과 복잡한 상황이 영화를 이끌어 가긴 하지만, 영화를 메마르지 않게하는 것은 뛰어난 휴머니즘 연기자 로빈 윌리엄스이다.
쥬만지는 주사위를 이용한 게임기의 일종. 그러나 여느 게임기와 달리 상상을 초월한 상황이 기다리고 있다. 주사위를 던지면 아프리카 정글의 온갖 상황이 현실로 나타난다. 어린시절 게임판 속으로 빨려들어가 26년동안 아프리카를 헤매다 주디와 피터의 도움으로 빠져나온 알랜(로빈 윌리엄스 분)이 벌이는 모험과 위기는 모두 컴퓨터 그래픽으로 엮어진다.
살인모기, 영악한 원숭이, 사람을 잡아먹는 나무, 집안에서의 폭풍우는 물론 도시 전체를 아수라장으로 만드는 아프리카의 온갖 동물들까지 모두 컴퓨터 합성이다. 이것은 「스타 워즈」 당시 이 감독이 몸담았던 미국 최고의 특수효과팀인 ILM의 기술 덕분이지만, 영화의 주인공은 역시 인간이다.
알랜의 역할은 빨리 주사위놀이를 끝내 도시를 원상태로 돌리는 것이다. 그는 과거 쥬만지놀이를 함께 했던 여자친구 새라(보니 헌트 분)에게 애원도 하고, 무서워 덜덜 떨면서도 곤경에 빠진 주디와 피터를 구한다.
「꼬마돼지 베이브」에서도 동물들의 말하는 모습과 베이브 발에 걸린 털실을 벗겨주는 오리의 행동 등은 컴퓨터영상의 힘을 빌었다. 이 영화의 끝은 베이브가 양치기가 돼 전국대회에서 감격적인 우승을 하는 것으로 장식된다. 그러나 감동의 밑바탕에는 묵묵한 표정의 제임스 크롬웰과 뚱뚱한 호주 여자코미디언 마그다 스즈반스키의 소박하고 인정어린 연기가 깔려 있다.<이대현기자>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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