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35명·상원 12명 등 100년만의 최고기록/“세대교체 중압감·치사한 선거운동 등 환멸”올 가을 총선을 앞두고 미의원들의 불출마 러시가 계속되고 있다.
15일 현재 불출마의사를 밝힌 현직의원들은 하원의원 35명, 상원의원 12명등 모두 47명. 이같은 현직사퇴 러시는 1896년 이후 100년만에 최고로 기록되고 있다.
가장 최근 정계은퇴를 선언한 의원은 윌리엄 클링거 미하원 정부개혁 및 조사위원장(66·공화·펜실베이니아주). 변호사출신인 클링거의원은 클린턴대통령 부인 힐러리여사의 관련설이 나도는 이른바 「트래블게이트」에 대한 의회의 조사를 주도해 온 인물. 하원 소위 위원장직을 맡고 있으면서 사퇴를 선언하기는 밥 워커(공화·과학위원장), 젠 마이어스(공화·중소기업위원장)에 이어 3번째이다.
지난 18년간 하원의원을 지낸 그는 『당초 생각보다 워싱턴에 6∼8년은 더 머무른 것 같다』면서 『이제는 정말 떠나야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불출마를 선언한 하원의원 35명 가운데 24명은 민주당 출신이고 나머지 11명이 공화당 출신이다. 그러나 이들 35명중 8명은 상원의원직에 도전할 뜻을 밝힌 바 있어 정계은퇴로는 볼 수 없다.
이와 달리 완전한 정계은퇴를 선언한 상원의원들은 민주 8명, 공화 4명으로 역시 민주당의원들이 많다. 그 이유는 민주당의원들이 94년 가을 공화당의 의회장악 이후 고조되고 있는 보수주의 물결에 압도돼 정치에 대한 열정이 식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정정당에 관계없이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불출마 사유는 ▲세대교체 움직임에 따른 중압감 ▲파당적 정치행태에 대한 환멸감 ▲치사한 선거운동에 대한 거부감 ▲가족들과의 노후 구상등이다.
샘 넌 상원 의원(57·민주·조지아주)은 『고향에서 가족들과 좀 더 많은 시간을 가지면서 읽고 쓰고 생각할 수 있는 자유를 갖고 싶다』고 은퇴사유를 밝혔다. 이에 비해 마크 해트필드 의원(73·공화·오리건주)의 고백은 보다 솔직하다. 『발길에 채어 밀려나가기 딱 알맞은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들어 차라리 제발로 걸어나가기로 했다』<워싱턴=이상석특파원>워싱턴=이상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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