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안정 기대·좌경화 우려 동시에포르투갈 사회당의 조르제 삼파이오 후보(56)가 14일 실시된 대통령선거에서 승리, 74년 파시스트 정권이 붕괴된 이후 처음으로 포르투갈에서 정부와 의회를 한 개의 정당이 장악하게 됐다.
지난해 10월 총선을 승리로 이끈 사회당이 그 여세를 몰아 대통령직까지 거머쥐게 된 것이다. 이러한 사회당의 독주를 놓고 정국안정에 대한 기대와 포르투갈의 좌경화를 부채질할 것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89년부터 리스본 시장을 역임해온 삼파이오는 대학시절 공산주의에 심취했다가 중도좌파로 선회한 전력이 있는데다 이번 선거에서 공산주의자들의 도움을 받아 아니발 카바코 실바 전 총리의 사민당으로부터 「색깔」과 관련한 집중공격을 받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그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사민당이 집권시절 정치스캔들과 고실업률, 경기침체등의 악재로 지지기반을 훼손당한 것이 결정적이었으나 삼파이오의 개인적인 인기도 큰 몫을 했다.
붉은 머리칼에 안경을 낀 삼파이오는 사근사근하고 붙임성있는 성격때문에 「친근한 아저씨」, 「정치를 하기에는 너무 인격적인 인물」등의 평을 들었다. 물론 이러한 부드러운 이미지에는 다른 한편으로 「우유부단」 「강력한 지도력 부재」라는 부정적인 평이 따라붙기도 했다.
영어와 프랑스어에 능통하고 협상의 귀재인 그는 유럽의 통합에 호의적이며 재임 중 실업문제 해결에 최대의 관심을 쏟을 것이라고 공약해왔다. 당선확정 직후 그는 「화해와 단합」을 외치면서 자신에게 반대표를 던진 우파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는 초당적인 통치를 할 것을 약속했다.
리스본대에서 법학을 전공, 변호사로 활동하던 삼파이오는 85년 의회에 진출, 87년 원내총무, 89년 사무총장을 거쳐 사회당의 간판 주자로 떠올랐다.
91년 총선에서 사민당의 실바 전총리에게 패해 당권을 안토니오 구테레스 현 총리에게 넘기는 수모를 당했던 그는 이번 대선에서 실바에게 톡톡히 설욕했다.
3월 9일 취임하는 그는 국군통수권과 의회·정부해산권 위기정부관리권등의 강력한 권한을 갖게 된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그가 포르투갈의 실질적인 최고 지도자로 자리매김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의 등장과 함께 대통령을 2차례 연임한 포르투갈의 국부 마리우 소아 레스 현 대통령(71)과 95년까지 10년간 총리를 지낸 실바 전 총리등 2명의 거물정치인이 사실상 정치무대 뒤편으로 사라지기 때문이다.<조재우기자>조재우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