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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통신 현대화사업 잡아라/외국기업들 각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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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통신 현대화사업 잡아라/외국기업들 각축전

입력
1996.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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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리 전화회선 부설·전전자 교환 시스템 등/나진·선봉 선점한 태 앞장… 한·미·불·중 혼전북한의 통신 현대화사업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국 기업들의 각축전이 가열되고 있다.

북한은 제3차 7개년계획이 시작된 87년부터 10년동안 2백만회선을 증설한다는 목표로 통신망 구축에 힘을 쏟아왔다. 김정일은 이 기간중 말단 이단위까지 전화자동화가 가능해지도록 조치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은 경제개방에 앞서 최우선 투자부문으로 통신현대화를 지목, 해외기업및 국제기구의 투자유치 교섭을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의 실적은 유엔개발계획(UNDP) 지원하에 진행돼온 광케이블 부설작업. 북한은 92년4월 평양에 광케이블공장을 완공한 뒤 지난해 1월27일 평양­함흥 3백구간 광케이블공사를 완공, 통화를 개시했다. 북한은 이를 청진­나진­중국 훈춘까지 5백30구간으로 연결시킬 계획이다. 나진­훈춘 공사는 지난해 6월 완료돼 대대적인 행사를 가진바 있다.

그러나 근거리 전화회선 부설과 전전자교환 시스템 시장의 경우, 우리측을 비롯해 미국 프랑스 일본 동남아 중국의 기업들이 혼전을 벌이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실적은 없다.

한·미 기업들이 주춤거리는 사이 앞서나가고 있는 것은 태국의 록슬리그룹. 록슬리의 동차이회장과 북한의 김정우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장은 지난해 9월27일 나진·선봉 지역의 통신사업을 27년간 독점한다는 가계약을 체결했다. 사업내용은 3단계에 걸쳐 6억3천만달러 상당 51만5천회선을 부설한다는 것. 특히 록슬리그룹의 사업은 과거 한국통신과 삼성이 추진하던 사업과 유사한 것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단 자본규모나 기술수준으로 볼때 록슬리 단독진출은 불가능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에 따라 다른 기업들도 북한진출을 위한 상담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지난해 4월 미국과 북한간 직통전화를 개설했던 AT&T는 같은해 5월 대규모 대표단을 북한에 파견, 나진·선봉 통신사업 등을 위한 상담을 벌였다. 이 밖에 MCI, 벨 애틀랜틱 등 미국기업도 합동 기업시찰단의 일원으로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다.

프랑스의 알카텔사는 86년 평양 위성통신지국및 87년 국제통신센터 전자교환기 공급 등의 실적이 있고, 관계자 수명을 북한에 상주시키며 기술자문을 벌이고 있다. 중국도 전화 5천회선과 자체개발한 소용량 교환기를 공급한 사례가 있으나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해 북한측이 계약확대를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기업은 삼성그룹이 지난해 1월 방북당시 나진·선봉에 전전자교환기 제작회사및 통신운영회사를 설립키로 북한측과 합의했으나 정부의 승인유보로 협상이 끊긴 상태. AT&T와 공동진출을 모색하던 한국통신도 북한측의 거부로 진출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다.<유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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