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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당」 경쟁(장명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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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당」 경쟁(장명수 칼럼)

입력
1996.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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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총선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각 정당의 후보 영입은 갈수록 뒤죽박죽 난장판이다. 표만 얻을수 있다면, 다른 당에 타격을 줄수만 있다면 누구라도 끌어오겠다는 영입 경쟁에 국민은 점점 더 깊은 환멸을 느끼고 있다.4개 정당중 자민련은 비교적 보수적 색채를 유지하고 있고, 민주당은 5·6공 인물이 섞여 있지 않다는 점에서 반군사문화적인 색채가 드러난다. 그러나 그들보다 당세가 큰 신한국당과 국민회의의 인적구성과 영입대상을 보면 그 당의 노선이 무엇인지 아리송하고, 특히 신한국당은 완전히 상식을 잃고 있다.

극우와 극좌가 같은 당에 모여 개혁을 외치는데, 그들이 외치는 개혁이 같은 내용일리 없으니 누구를 보고 표를 찍어야 할지 혼란스럽다. 지난 시대에 반국가사범으로 감옥에 갇혔던 사람과 그를 감옥에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던 사람이 한 식구가 되었다는데, 그들끼리는 과거같은 것 잊어버리자고 약조를 했는지 몰라도, 국민은 민망하여 고개를 돌리고 있다.

잘못된 역사를 청산하기 위해 전직대통령들을 감옥에까지 가둔 마당에 그 시절에 나쁜짓 한것을 천하가 다 아는 사람들을 공천하겠다니, 국민을 바보로 아는 모양이다. 뉘우치는 사람의 과거는 불문에 부치는 것이 당의 입장이라고 설명하겠지만, 앞뒤가 안맞는 처사다.

보수에서 개혁으로, 개혁에서 보수로, 친군정에서 친문민으로, 이 김씨에서 저 김씨로, 개인적 이해득실을 따라 철새처럼 옮겨다니는 사람들도 문제지만 유혹도 문제다. 이 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사람들 몇명이 야당의 영입대상으로 오르내리고 있는데, 소문만으로도 혐오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정당정치의 정신은 실종되고, 너도 나도 「비빔당」 경쟁에 정신이 없다. 저 당이 이런 저런 사람을 끌어왔으니 우리 당도 구색을 맞추자는 식이다. 연예인·방송앵커·법조인(특히 여성 법조인)·작가·대학 학생회장 출신등을 고루고루 갖추겠다는 경쟁이다.

유권자들은 외면할게 아니라 눈을 똑바로 뜨고 자세히 관찰해야 한다. 오는 총선은 각 정당과 어떤 정치인들에게 중요할뿐 아니라 나라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선거다. 그러므로 유권자들은 불만스런 상황속에서도 최선의 선택을 할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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