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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시모토내각 성격

입력
1996.0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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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외무·관방장관 3각축으로 신진당견제속 보수색 강화/과거사갈 등 재연·대북수교 적극화 가능성도11일 출범한 하시모토 류타로(교본룡태랑)내각은 중의원 조기해산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야당 신진당의 정치공세에 대응하는 전시체제 성격이 강하다. 총리 최측근 보좌역인 관방장관에 강골로 알려진 가지야마 세이로쿠(미산정륙)전자민당간사장, 대장성장관에 구보 와타루(구보긍)사회당 서기장, 외무장관에 대장성 관료출신의 이케다 유키히코(지전행언)전방위청장관 등 거물급 인사를 포진시킨 점에서도 이같은 의도를 읽을 수 있다.

가지야마 관방장관이 기용된 배경에는 신진당과의 격돌이 예상되는 정기국회와 차기총선에 대비해야한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배짱과 전략을 겸비한 당내 중진을 핵심 포스트에 앉혀 총리를 보좌하게 하고 대야관계에서도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가지야마 관방장관은 당내에서도 「자민당 색깔찾기」에 앞장서 온 장로그룹의 대표적 보수인물로 벌써부터 연립여당인 사회당과 사키가케측의 경계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자민당집행부의 젊은 세대들에게도 공포의 대상이 될 정도로 카리스마가 뛰어난 인물이어서 하시모토총리의 기대가 남다르다.

사회당의 구보서기장을 부총리겸 대장성장관이란 요직에 앉힌 것은 주요 포스트를 희망하고 있는 사회당측 요구를 충족시킨다는 면외에도 정기국회에서 신진당의 주요 공격대상이 될 주택금융전문회사(주전)문제를 사회당에 떠넘기려는 자민당측의 속셈도 들어 있다. 또 그가 사회당내에서도 우파성향을 띤 보수적 인물이라는 점이 자민당내의 거부감을 희석시켰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하시모토총리­가지야마관방장관­구보대장성장관으로 이어지는 보수 우익 색채때문에 일본의 대외정책 변화를 우려하는 소리도 적지 않다. 한국과 인연이 없는 하시모토총리가 때마침 일본에 불고 있는 보수우익바람에 편승, 대국주의를 지향하고 대한외교에서도 국수주의적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외무장관직을 자민당내 중도리버럴 온건파로서 비교적 정치색이 약한 이케다전방위청장관에게 맡긴 것은 일본외교를 실무적으로 전환하려는 방침에서 나왔다고 할 수 있다. 그는 90년 당시 가네마루 신(금환신)자민당부총재가 일본 사회당 대표들과 함께 평양을 방문 , 북한 노동당과 「3당 공동선언」을 발표했을 때 대표단의 일원이었다. 또 그와 가까운 가토정조회장이 대북 수교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어 일본외교가 북한과의 관계정상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도쿄=이재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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