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년 개봉 「아모레 미오」와 인물·내용 등 똑같아”한국영화 「리허설」(감독 강정수)이 87년에 나온 「아모레 미오」(원제 Mon Bel Amour)란 프랑스영화를 그대로 베꼈다는 지적이 많다. 「아모레 미오」는 세자르영화제에서 호세 핀헤이로에게 최우수감독상을 안겨준 작품으로 국내에도 소개됐다. 해결사 노릇이나 하는 건달과 3류 연극배우와의 격정적인 사랑을 다루는 내용이다. 영화속에 연극이 나오고 그 연극을 통해 여자주인공이 삶에 있어 사랑과 욕망의 의미를 깨닫는 것까지 같다.
영화평론가 김대현씨는 『등장인물, 그들의 역할, 작품구성, 스토리 전개등 모든 면에서 「아모레 미오」를 그대로 모방했다』고 얘기했다. 실제로 「리허설」은 건달이 여자주인공이 있는 유랑극단에 돈을 받으러 가는 시작부터「아모레 미오」와 같다. 주인공외에 친구(방은희 분) 연극단장(손숙 분), 연극에서의 상대역(이호재 분)의 역할과 일부 대사까지도 두 작품은 일치한다.
다른 곳은 결말과 남자주인공인 민수(최민수 분)의 액션 부분. 처음에는 「아모레 미오」와 똑같이 민수가 교통사고로 죽는 것으로 돼 있었으나 후에 후배의 칼에 찔리는 것으로 고쳤다. 「리허설」은 「아모레미오」에는 없는 액션을 첨가해 사랑없는 삶과 섹스의 허무함을 강조했다.
시나리오까지 직접 쓴 강정수감독은 『작품을 만들기전 「아모레 미오」를 봤다. 주인공의 캐릭터와 영화의 주제가 인상적이어서 따왔다. 그러나 작품 전체를 베낄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한국영화가 외화를 베끼는 것이 새삼스러운 현상은 아니다. 그렇지만 「리허설」은 결과적으로 특정작품을 거의 통째로 리메이크한 것이 됐고, 더구나 이 영화가 서울서 15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사랑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보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어 충격을 준다.<장인철기자>장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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