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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계 미테랑 불 전 대통령이 남긴 것/유럽통합·핵확산방지 틀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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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계 미테랑 불 전 대통령이 남긴 것/유럽통합·핵확산방지 틀마련

입력
1996.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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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범위한 복지정책 국민 삶의 질 크게 향상8일 타계한 프랑수아 미테랑 전프랑스대통령은 샤를 드골 이후 프랑스의 역대 대통령중 가장 위대한 「유산」을 남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유럽통합의 시간표를 완성시킨 마스트리히트 조약, 오늘날 프랑스 국민들이 누리는 삶의 질이 가능케 한 사회복지정책, 예술문화 대국으로서 프랑스의 면모를 일신시킨 문화예술사업등은 지금까지도 강렬한 빛을 발하고 있다.

미테랑은 프랑스 현대정치사의 물줄기를 뒤바꾸어 놓았다. 우파로 처음 정치에 입문한 그는 온건좌파로 변신한 뒤 전후 드골대통령의 우파정권하에서 지리멸렬한 상태에 빠져있던 좌파세력을 통합, 65년 민주사회연맹(FGDS)을 결성하고 이를 다져 71년 사회당을 창설함으로써 우파연합과 사회당으로 크게 양분되는 현재의 정치구도를 만들어 냈다.

미테랑은 복지부문에서 연간 5주의 유급휴가와 주당 39시간 근무제, 가족수당의 질적 향상, 60세 퇴직후 완전한 연금수령등의 제도를 정착시켰다.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에 대폭 이양해 일찍이 지방화시대의 문호를 활짝 열어 놓은 것도 높이 평가받을 점이다.

문화예술방면에서 미테랑이 남긴 유산은 가장 찬란한 업적으로 역사에 남을 만하다. 유리 피라미드형 입구로 더욱 유명해진 루브르박물관의 개축, 19세기 나폴레옹이 건설한 개선문과 마주 보고 서 있는 현대판 개선문 「그랑 다르쉬」 및 바스티유 오페라좌의 건설 등은 당시에는 엄청난 투자비용등의 문제로 격렬한 찬반논쟁을 빚었으나 이제와서는 어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값진 문화유산으로 남아있다.

미테랑은 외교등 대외정책에서도 세계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동서 냉전시대에 중간 균형자로 나서 양측의 갈등과 위기 해소에 완충역할을 했으며 독일과 지속적인 화해정책을 추진해 오늘날 양국 협력관계의 기틀을 다졌다. 이를 통해 91년 유럽통합의 구체적 시나리오인 마스트리히트 조약의 체결을 성사시키는 최대의 외교업적을 이뤘다. 92년 핵보유국중 최초로 프랑스의 핵실험 중단을 선언, 미국등 다른 국가들의 동참을 유도함으로써 세계적인 핵확산 방지무드에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한 사실도 평가받을 대목이다.

그런 반면 미테랑의 유산들은 우파정권이 들어서면서 오히려 부의 유산으로 재평가받기에 이르렀다. 핵실험 중단조치는 자크 시라크대통령의 집권과 함께 곧바로 철회되었고 미테랑이 재임중 적극적으로 추진하였던 유럽통합도 브레이크가 걸렸다. 그의 사회복지 정책은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평가아래 개혁의 수술대 위에 올랐다. 시라크 집권 8개월은 미테랑의 정치적 유산을 극복하는 과정이었고 그동안 시라크가 겪은 국내외적인 시련은 미테랑의 유산이 그만큼 광범위하고 강하게 남아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는 지적이다.<파리=송태권특파원>

◎미테랑 타계 이모저모/“검소한 장례” 유언따라 고향서 가족장/죽기전 부인·애인 번갈아 간병 “행복한 최후”/극좌성향 정객·노조선 “조의 안 보낼 것” 냉담

8일 서거한 프랑수아 미테랑 전프랑스 대통령의 장례식은 고인의 유언에 따라 화려한 국장대신 그의 고향에서 조촐한 가족장으로 거행될 예정이다.

○…미테랑은 투병생활을 하면서 자신이 사망할 경우 샤를 드골, 조르주 퐁피두 전 대통령 등 전임자들처럼 장례식을 검소하게 치러달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그의 절친한 친구였던 조르주 키에르망 전법무장관이 전했다. 이에따라 그의 장례식은 11일 상오 11시(현지시간) 고향인 자르낙의 생피에르 성당에서 치러진다. 이 성당은 미테랑의 부모가 결혼식을 올렸고 그가 영세를 받은 곳이다. 프랑스 정부는 미테랑의 장례일을 공식 애도의 날로 선포하고 고향에서의 장례식과 별도로 파리 노트르담 성당에서 추모행사를 갖기로 했다.

○…미테랑은 죽기 얼마 전까지도 자신이 사랑한 세 여인 모두에게 골고루 충실하려 했다고 프랑스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들 언론은 『미테랑은 각별한 애정으로 그의 부인 대니얼과 애인 안 팽조, 그리고 자신과 애인 사이의 소생인 마자린등을 대했다』고 전했다. 미테랑은 지난 크리스마스 연휴를 휴양차 이집트에서 보내면서 애인 팽조의 간병을 받았으며, 새해에는 본부인 대니얼 및 두 아들과 함께 프랑스 남서부의 전원주택에서 단란한 시간을 가졌다.

○…프랑스 국민들의 전반적 애도분위기에도 불구, 극좌성향의 정치인과 노조는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프랑스 노동자투쟁당 당수 아르레트 라기이예 여사는『미테랑 전대통령이 자신을 국가원수로 뽑아준 노동자들을 배반했기 때문에 조의를 나타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최대 노조세력인 노동총동맹(CGT) 지도자 루이 비아네도 『미테랑은 대통령이 된 뒤 재계 압력에 굴복, 노동자들에게 실망과 분노를 안겨주었다』고 비판했다.<파리=송태권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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