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기술·마케팅혁신 시급/「음악·효과트랙」 무시 덤핑수출 자초/해외 배급망 개척·확대에 힘쏟아야94∼95년 동남아에 수출됐던 「느낌」(KBS)과 「마지막 승부」(MBC) 등 10여편의 드라마들은 편당 1,000∼1,500달러(한화 약 79만∼118만5,000원)라는 「헐값」에 팔렸다. 미국 드라마의 편당 수입가가 1만달러(한화 790만원) 이상인 것과 비교하면 한마디로 「덤핑 수출」이었던 셈이다.
이유는 대부분이 「음악·효과(M&E) 트랙」(배경음악과 효과음만을 녹음한 테이프)을 따로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별도의 M&E 트랙이 있어야 수입국에서 쉽게 더빙작업을 할 수 있는데도, 지금까지 수출을 염두에 두고 M&E 트랙을 제작한 것은 「모래시계」(SBS)뿐이었다.
이렇듯 우리 TV영상물 수출의 가장 큰 걸림돌은 무엇보다 제작기술상의 허점과 마케팅 전략의 부재이다. MBC프로덕션의 프로그램 수출담당 위은숙씨는 『아무리 한국적인 소재와 뛰어난 영상미, 세계보편적인 웃음을 담고 있다 해도 다른 나라가 방영하는데 기술적인 문제를 안고 있으면 그야말로 공염불』이라고 말하고 있다.
국내 영상물이 비디오테이프로 제작되는 것도 문제다. SBS프로덕션 국제사업본부의 권호진씨는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작품을 2분의 1인치짜리 비디오테이프로 제작하는데 비해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TV 방영용이라 해도 질감이나 선명도가 뛰어난 32∼38㎜짜리 영화용 필름을 사용한다. 때문에 내용에 상관없이 이 국가들에 우리 「상품」을 사달라고 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마케팅 측면에선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획기적인 시스템인 「원 소스 멀티 유스 방식」(하나의 소재로 드라마 영화 비디오 컴퓨터게임 만화영화를 동시에 제작·판매하는 것)을 채택하고 있는 방송사는 한 군데도 없다.
영상물을 판매할 해외 배급망은 더더욱 없다. 종합영상소프트사 「제이콤」(대표 김종학)만이 미국 드림웍스 SKG사(대표 스티븐 스필버그)의 아시아 배급망을 확보하고 있을 뿐이다. 방송3사는 외국 방송사와의 일대일 접촉이 아닌 보다 본격적인 해외 배급망 개척에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김관명기자>김관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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