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선수권 3년째 최하위… 한일교류전도 5연패/입시가 최대 걸림돌… 바둑인구·동아리도 감소세대학바둑계가 깊은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5∼6일 이틀동안 중국 북경(베이징) 중국기원에서 한국일보사와 일본 요미우리(독매)신문사 공동주최로 열린 96아시아대학 바둑선수권대회에서 한국대표인 한국외대팀은 2전2패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한중일 3국의 대학생들이 기량을 겨루는 대회에서 한국은 첫해인 92년과 93년에 2위를 차지했을뿐 94년이후 3년째 최하위를 면치 못하고 있다.
대학바둑의 퇴조는 한일대학생 교류전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83년 시작된 교류전에서 한국팀은 90년까지 5승2무1패로 압도적 우세를 보였으나 91년이후 작년 제13회 대회까지 내리 5연패해 종합전적이 5승2무6패로 역전됐다. 특히 지난해에는 1승9패로 한일교류전 사상 최악의 참패를 기록했다. 아시아 대학바둑에서도 한국팀은 일본팀에 2승3패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으나 중국팀에 0승5패라는 수치스런 성적을 거두었다. 대회사상 출전선수 전원이 패배한 것은 처음이다.
대학바둑계 침체의 가장 큰 요인은 대학입시라는 장애물로 풀이된다. 전국에 어린이 바둑교실이 수백군데나 되고 바둑에 대한 조기교육열풍은 일본이 부러워하는 상황이지만 중고교에 들어가면 사정이 다르다.
대학입시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프로기사를 지망하는 극소수를 제외하고 바둑을 둘 수 있는 시간이 없다. 초등학교때 어느 정도 바둑실력을 갖췄던 학생들도 급격히 기력이 저하돼 초등학생들보다 중고생들의 기력이 뒤지는 기현상까지 생겼다.
또 각종 레저문화의 영향으로 청소년 바둑인구가 급격히 줄고 있다. 과거 각 대학 취미동아리에서는 바둑동아리의 활동이 활발했으나 요즘은 아예 해체되는 지경에 처한 곳까지 나오는 형편이다. 대학바둑계의 침체는 직장바둑계, 나아가 아마바둑계의 전반적 황폐화로 직결된다. 프로바둑이 세계최강을 자랑하고 있다지만 프로바둑은 아마바둑의 튼튼한 뒷받침 위에서 꽃이 필 수 있다. 그러나 아마바둑계는 일부 세미프로들에 의해 명맥이 유지되고 한국기원의 아마바둑행정 역시 이 분야에 편중돼 있는 실정이다.<박영철기자>박영철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