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포스트지는 지난 1천년간 가장 뛰어난 인물로 서양사람이 아닌 몽고의 칭기즈칸을 선정했다. 아시아와 유럽에 걸쳐 인류역사상 가장 큰 제국을 창건한 것을 비롯, 이를 거미줄처럼 엮은 통신망과 자유무역지대를 구축한 것이 선정 이유다. ◆「테무진」이란 이름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그가 뛰어난 용기와 전략으로 몽고민족을 통일해 대제국을 건설한 것은 잘알려진 일이나 그밖의 선정 이유는 선뜻 그와 잘 연결이 되지 않는다. 그가 대제국을 통치하는데는 발달된 통신망과 실크로드가 없었으면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실크로드를 통한 동서교역은 몽고제국 초기부터 활발하게 이뤄졌고, 그 기틀을 다져 나갔다. 마르코 폴로와 그의 아버지인 니콜로 폴로 형제의 동방여행에서도 이를 살펴볼 수 있는데, 이것은 결국 우리에게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을 읽을 수 있는 행운을 안겨 주었다. ◆동방견문록에 따르면 몽고제국에는 역마 즉 역전제도가 전국 구석구석까지 뻗쳐 있었다. 40∼72마다 말과 숙소가 완비된 「잠」(참)이란 역이 설치돼 그 수가 1만개에 이르렀다. 이곳에 소속된 역마만도 30만두나 됐고 도로엔 연락병등이 길을 잃지 않도록 가로수를 심거나 도표까지 설치했다. ◆정보화시대라고 한다. 나라마다 정보고속도로를 건설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지만 국민들의 이에 대한 인식은 부족하기만 하다. 지난달 27일 정보고속도로의 제1단계인 국가정보통신망 개통이란 경사를 맞이 했는데도 정치에 파묻혀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다. 8백년전 국가통신망을 건설한 칭기즈칸이 이러한 사실을 안다면 어떠한 표정을 지을까.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