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건전한 운동인가, 돈많은 사람들만이 즐기는 사치스러운 놀음인가. 『구경할 때 골프는 장난이다. 치고 있을 때 골프는 오락이다. 일하듯이 칠때 비로소 그건 골프가 된다』 미국의 유명한 희극배우 밥 호프가 우스꽝스럽게 갈파한 골프에 대한 정의다. ◆골프는 훌륭한 운동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는 꼭 그렇지만도 않다. 우리의 골프풍조는 분명히 잘못된 구석이 많다. 너무나 비싼 그린피, 20대초 젊은 여자 캐디의 시중을 받는 호사스러움, 치는 도중과 치고난 후의 포식에 가까운 음료와 식사, 하는 일 없이 골프만 즐기면서도 여유있게 사는 수많은 유한족들. ◆그래서 「골프가 사치스러운 놀음」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어찌됐건, 문민정부가 들어선 이후 공직자들의 골프가 사실상 금지돼 왔다. 김영삼대통령이 공직자들에게 골프를 치지 말라고 공식적으로 지시한 적은 없다. 그런데도 골프가 공직사회의 금기가 된 것은 대통령이 집권후 한번도 골프를 치지 않았고 그것이 「치지말라」는 엄명보다 더 무서워서였는지도 모른다. ◆그래선지 이수성신임국무총리가 7일 골프를 치기로 한 약속이 신문의 뉴스거리가 되기에 이르렀으며, 그게 바로 2년10개월간 계속돼 온 공직자 골프금지의 해금을 뜻하는게 아니냐는 성급한 추측까지 나왔던 것이다. 그러나 이총리마저 골프약속을 돌연 취소했다. 다른 일정 때문일까. 아니면 골프를 안하는 대통령을 의식해서였을까. ◆사실 공직자의 골프란 것도 주중근무시간에 한다거나 뇌물성 접대받기식이 아니라면 구태여 금지할 필요가 있겠는가 생각된다. 한주동안 일에 지친 심신을 운동으로 달래 일할 의욕을 재충전하는 것은 공직자라 해서 일반인과 다를 게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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