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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세대교체바람 계속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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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세대교체바람 계속확산

입력
1996.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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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그룹 조만간 합류예상… 타그룹도 뒤따를듯/한달새 6개그룹 총수교체 단행·계획/「보이지않는 손」 작용 사전조율설 돌아박성용금호그룹회장이 동생인 박정구부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겨주고 일선에서 물러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고위관계자는 5일 『박회장이 그동안 만 65세가 되는 올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여러차례 밝혔다』며 『그룹창립 50주년을 계기로 회장직을 박부회장에게 넘겨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현대(정세영­정몽구), 코오롱(이동찬­이웅렬), 삼미(김현철­김현배)에 이어 금호그룹도 「세대교체의 열차」를 타게 된 것이다. 정인영한라그룹회장과 정태수한보그룹총회장도 후계자를 정해놓고 경영권이양을 추진하고 있다. 한라와 한보는 조만간 그룹총수 교체를 공식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계의 세대교체는 지난해초 LG그룹(구자경­구본무)과 쌍용그룹(김석원­김석준)을 시작으로 서서히 분위기가 고조되다가 지난해말 비자금사건을 계기로 급피치를 보이고 있다.

주요그룹 총수들이 약속이나 한듯 연말연시에 경영권이양이라는 중대결단을 내리는 이유는 뭘까. 불과 한달사이에 6개그룹이 총수를 전격 교체했거나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그룹들은 총수교체발표의 시기가 일치한 것은 우연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를 곧이 곧대로 듣는 사람은 별로 없다.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고 있지 않느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하여 관계와 재계에는 정부고위층과 사전조율하지 않았겠느냐는 설이 파다하다.

재계 관계자는 『재계의 세대교체는 결코 인위적인 것은 아니다』며 『다만 경영권이양을 하려거든 그 시기를 앞당겨 사회전반에 세대교체의 바람을 일으키는데 일조하면 좋겠다는 뜻이 전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전조율설의 내용은 ▲억지로 경영권이양을 하지는 말라 ▲그러나 기왕에 경영권이양 의지가 있다면 4월총선전에 해달라 ▲또 원로전문경영인들도 동반퇴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 원칙을 적용할 경우 세대교체대상그룹은 H, K, L그룹 등 3∼4개 더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경주현삼성종합화학회장 이춘림현대종합상사회장 이헌조LG전자회장 이경훈(주)대우회장 등 각그룹 간판급 전문경영인들이 경영일선에서 속속 퇴진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보면 의미가 깊다.

여권 고위소식통도 『재계도 문민시대에 맞게 개편되어야 한다』며 『오너(창업주)나 비오너(전문경영인) 가릴 것 없이 군사정부시절 정경유착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던 주역들이 물러나는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사전조율설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의 하나는 그룹총수교체의 절차다. 각 그룹마다 무엇엔가 쫓기듯 그룹회장교체를 전격 발표하거나 그 계획을 언론에 흘리고 있다.

재벌그룹총수로서는 기왕 물러날 바에는 정부당국의 「희망사항」을 수용하면서 기분좋게 은퇴하는 것이 전체적으로 모양새가 좋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것 같다. 재계의 세대교체 바람이 더 거세질 것으로 판단되는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이백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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