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경쟁 의식… 제2색깔논쟁 예고도지난해 10월 뜨거운 「색깔논쟁」을 벌였던 김대중국민회의총재(DJ)와 김종필자민련총재(JP)가 신년벽두 「개헌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같은 갈등기류는 총선을 전후해 두김씨간의 관계가 어떻게 설정될 지를 시사해주는 대목이다.
또 JP는 조만간 색깔논쟁을 본격적으로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공방전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개헌공방은 JP가 내각제 도입을 주장하면서 대통령제의 문제점을 지적한데 대해 DJ가 정면으로 반박해 이뤄지기 시작했다. JP는 3일 기자간담회에서 내각제개헌을 위한 정파간 연대가능성을 거론한 뒤 권력형 비리와 지역갈등등의 원인을 모두 대통령중심제로 돌렸다. 그는 또 『동서에서 대통령되겠다고 나서면서 지역적으로 나눠졌다』고 김영삼대통령과 김대중총재를 겨냥했다.
이에 DJ는 4일 『대통령이 된 사람들이 정복자의 입장에서 전리품을 챙긴 것이 잘못이지 대통령제 자체가 잘못된 게 아니다』고 반격했다. 그는 이어 『선거에서 승리하면 국민에게 감사하고 봉사할 생각을 해야 하는데 군출신들은 그렇지 못했다』며 JP의 「군경력」을 은근히 겨냥했다. 자민련의 윤병호부대변인은 『대통령 4수생인 그분의 견강부회적 논리임을 지적한다』고 DJ를 공격했다. 한편 국민회의가 대통령4년중임제와 부통령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순수대통령제로의 개헌을 총선공약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자민련의 구창림대변인은 『정치지도자들이 순리를 따르지 않아온 것이 우리 정치사의 가장 안타까운 일이었다』며 DJ를 겨냥했다. 이와 함께 자민련은 수도권과 대구·경북지역등에서 보수층의 표를 얻기 위해 색깔논쟁을 벌인다는 방침아래 재야출신인사들의 경력을 검토하는등 준비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갈등의 이유는 두김씨 모두 4당이 혈투를 벌이는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야권공조보다는 경쟁이 우선돼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DJ는 자민련의 내각제 주장이 보수중산층으로 확산되는 것과 함께 총선이후 여권과 자민련간의 연대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지난 지방선거때 조순후보를 지지해 수도권에서 참패했던 자민련은 국민회의와 뜨거운 한판을 벌이는 것이 보수중산층 표를 엮어내는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김광덕기자>김광덕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