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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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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6.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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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자년 쥐의 해 첫날이다. 쥐는 지구상에 사는 모든 포유류 가운데 제일 수가 많아 남극대륙과 뉴질랜드를 빼고는 어느 곳에나 있다. 농작물에 피해를 주고 병을 옮기는 해로운 동물이기도 하지만 설치류의 한 종류인 비버나 친칠라에게서는 고급 모피를 얻을 수 있다. ◆쥐의 미덕은 부지런함과 갈무리하는 습성에 있다. 입속 양 볼에 먹이를 넣어 옮길 수 있는 주머니가 준비돼 있어서 밖에 나오면 언제나 이 주머니를 가득 채워야 집으로 돌아간다. 올 한해는 나라 안팎의 선거바람으로 민생이 어지간히 시달릴 전망이다. 그러나 근면 저축의 정신만 잊지 않는다면 두려울 것이 무엇이겠는가. ◆올해는 마침 유엔이 정한 「빈곤 퇴치의 해」다. 북한이 유엔과 세계각국에 식량원조를 요청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지난 해를 정말 분하고 부끄럽게 보냈다. 북한정권의 지도자라는 자들은 대체 뭘 하고 있었기에 끼니조차 해결 못하고 창피스러운 손을 내밀고 있는가. 올해는 쥐의 미덕을 배워 북한주민 스스로 빈곤퇴치에 성공하는 것을 보고 싶다. ◆조선시대 이후 병자년에는 병자호란이나 병자수호조약 같은 나쁜 일들이 많았다. 성삼문 박팽년 등이 세조를 암살하고 단종을 복위시키려다 발각돼 살육당한 육신란도 병자년(1456년)에 일어난 일이다. 60년전 병자년에는 독립운동가 신채호가 여순감옥에서 옥사했다. ◆그러나 이 해에는 좋은 일도 많았다. 손기정이 베를린올림픽 마라톤을 제패하고 한강인도교가 개통됐다. 특히 서정주·김동리의 「시인부락」 창간 등 우리 문학이 괄목성장한 해이기도 하다. 올해는 정부가 정한 「문학의 해」다. 신채호 같은 선열을 소재로 한 문학작품이 많이 나와 젊은이의 가슴에 나라사랑의 보람을 심어주는, 국민문학이 융성한 한해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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