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북·미 군사접촉 등 접근가속 조짐/북한군간부 유해협상 방미 안팎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북·미 군사접촉 등 접근가속 조짐/북한군간부 유해협상 방미 안팎

입력
1995.12.31 00:00
0 0

◎사실상 한국배제… 정부 신경곤두미국과 북한의 단독 군사접촉이 교묘한 방법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른바 인도적 차원의 「유해외교」를 내세운 두 나라 협상 행태는 우리정부를 매우 불편하게 하고 있다.

더욱이 미국은 게리 럭 주한미군사령관의 서한을 통해 실질적으로 북한과의 단독 군사접촉에 대한 우리정부의 동의를 요청해 왔다.

북한은 군사정전위원회에서 일방적으로 철수한데 이어 미국과의 장성급 회담을 요구하면서 한국배제를 계속해 주장해왔다. 미국과의 직접협상을 통해 평화협정 체결을 얻어내면서 한·미 연합방위체제를 흔들어 놓겠다는 속셈에서 이다.

이에 대해 미국은 장성급 회담은 물론 한국의 동의없는 북한과의 군사접촉을 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해왔다. 그러나 판문점 군사정전위 비서장회의를 통해 유해반환 협상은 꾸준히 계속해왔다.

유해문제는 미국에는 여러 목적을 지닌 카드이다. 월남전의 경우에서 보듯 미국은 전사자 유해찾기에 강한 집착을 보여왔다. 내년 선거를 앞둔 클린턴행정부에 한국전 전사자 유해반환은 국민정서에 어필할 수 있는 호재이다. 또 군정위 기능이 마비된 상황에서 북한과의 대화 통로를 유지할 수 있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미국연락사무소의 평양 설치를 앞두고 북·미 군사접촉을 계속 요구하는 북한을 잡아둘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평양의 연락사무소로 가는 미국 외교행낭의 군사분계선 통과를 반대하는 북한 군부를 설득하기 위해 필요한 접촉도 된다. 북·미간 군사접촉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한국에 대해 「인도적 차원」은 적절한 명분이 된다.

미국은 1년여동안 유해 감식관계자등 북한군의 하와이 방문을 추진해 왔다. 우리정부는 이를 지켜보면서 속을 태워야만 했다. 특히 럭사령관이 11월 이양호 국방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군사접촉에 대한 재량권 부여를 요구해온 것은 우리정부를 자극했다.

우리정부는 인도적 명분을 내세운 유해협상이라고 하지만 북한군의 사상 첫 미국방문이 가지는 상징성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방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럭 사령관의 서한이 말해주듯이 미국이 우리 의사와는 달리 북한과의 단독접촉에 강한 의욕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미국정부는 여전히 하와이협상에서는 유해반환만이 논의될 것 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미국정부의 이같은 다짐이 외교적 언사인지 아니면 실질적인 약속인지는 결과가 말해줄 부분이다.

분명한 것은 비록 인도적 차원을 명분으로 내걸었지만 한국을 배제한 북·미 군사접촉이 시작된다는 사실이다. 미국연락사무소의 평양설치가 내년초로 예상돼 있는등 한반도를 둘러싼 북한과 미국과의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긴밀해질 조짐이 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손태규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