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바로세우기」 작업일환 분석/연초 김대통령방문 성사 청신호이수성 총리가 30일 정부 각료로서는 처음으로 광주 망월동 5·18묘역을 참배한 것은 5·18광주문제를 공식적으로 매듭짓기 위한 상징적 행보로 풀이할 수 있다.
즉 최근 5·18특별법 제정과 유혈진압 책임자 처벌등 역사 바로세우기 작업이 마무리 시점에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정부대표의 참배를 통해 이를 확실하게 매듭짓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최근 강삼재신한국당 사무총장 일행의 망월동묘역 참배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될 수 있다. 하지만 이총리처럼 정부각료가 이곳을 참배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여느 정치인들의 그 것과는 성격이 다를 수 밖에 없다.
이총리는 이날 별다른 사고 없이 참배를 마침으로써 연초께 김영삼대통령의 참배가 「자연스럽게」이루어질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 김대통령은 93년 취임직후와 95년 1월등 2차례 묘역 참배를 「시도」했으나 현지의 반대시위등으로 무산된 전례가 있다.
이총리의 이번 광주행은 그가 취임할 때부터 구상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실행까지는 철저한 보안에 부쳐졌다. 이총리는 취임 며칠후 측근들에게 그뜻을 전했으며 29일 청와대 주례보고때 김대통령과 최종 협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 관계자들과의 협의과정에서 그는 『광주행 비행기를 탄 후 언론에 공개하라』고 지시한 뒤 전격적으로 참배를 단행했다.
평소 성향으로 미루어 이총리의 이같은 조치는 이번 참배가 정치적 의미와 무관한 소신에 따른 것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정치적인 쇼」처럼 비춰지는 것을 꺼렸기 때문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일부에는 어차피 공개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미리 알려질 경우 예상되는 반대여론과 시위 등을 예방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전격 단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총리의 이번 광주행은 또한 그가 취임 이후 줄곧 『사회의 그늘지고 소외된 곳을 돌보는데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해온 약속의 실천으로 보는 측면도 있다. 이는 「5·18광주」야말로 그동안 우리 역사의 가장 그늘진 곳으로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결행에 앞서 약간의 반대의견도 있었다. 즉 5·18 재평가작업이 현재 법적으로 잘 마무리돼가고 있는 시점에서 자칫 5·18 묘역 참배문제가 새로운 쟁점이 돼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런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총리는 발상 자체가 개인적인 「소신」에 따른 것임을 강조하면서 참배를 단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리실 관계자들이 『일체의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지 말아달라』고 주문하는 것도 이번 참배의 순수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홍윤오 기자>홍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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