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기의 정몽구몽헌라인 “공격앞으로”/제철·항공분야 과감한 신규사업 채비/화전도 의욕… 재계 판도변화 몰고올듯정몽구(MK)회장이 키를 잡은 현대호는 공격적인 「현대스타일」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재계에 돌풍을 일으킬 전망이다. 특히 이번 체제개편으로 그룹의 경영에 깊숙이 관여하게 된 정몽헌(MH)그룹부회장이 반도체등에서 단기간 초고속성장기록을 세운 경력으로 정회장의 보조공격수로 가세, 현대의「KH라인」은 가공할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불도저같은 추진력으로 정평이 나있는 정회장은 오래전부터 제철이나 항공등 신규사업에 남다른 의욕을 보여 현대의 공격목표도 이미 정해진 상태다. 재계는 『현대의 KH포가 창업 48년동안 지속한 정주영 창업주의 저돌적 공격을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시킬 것』이라며 벌써부터 현대호의 공격강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재계가 현대그룹의 공격경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것은 현대그룹의 신임 회장과 부회장이 모두 「전진만 아는 경영인」인데다 젊은 경영층이 대거 최고경영자로 포진, 현대그룹이 패기와 활력으로 가득차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임 정회장은 당초 창업주인 정명예회장으로부터 크게 주목받지 못했으나 77년에 설립한 현대정공이 세계 컨테이너시장의 3분의1을 독식할만큼 성공하면서 추진력을 중시하는 정명예회장의 후계자로 지목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목표를 세우면 반드시 이루고야 마는 사업에 대한 정회장의 열의는 자동차써비스판매망의 지속적인 확장, 현대정공의 자동차사업 확장등으로 여실히 증명됐다.
보조공격수인 정부회장 또한 자타가 공인하는 주포. 정부회장은 뒤늦게 뛰어든 반도체사업에서 여러면에서 국내 최고기록을 세웠다. 매출신장률 최고, 순익증가율 최고, 수출증가율 최고등 현대그룹의 반도체사업은 뛰어든지 10년도 채 안되는 기간에 기록을 경신했고 그 바탕에는 정부회장의 저돌적인 추진력이 있었다. 정부회장은 또 멀티미디어 영상소프트웨어등에서 여전히 과감한 확장경영으로 일관하고 있고 이번에 건설부문 책임과 함께 그룹경영의 전면에 나서게 돼 정회장 못지않은 의욕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의 1차적인 공격목표는 제철사업. 현대그룹은 최근 그룹 종합기획실내에 철강사업팀을 두고 구체적인 사업진출방안을 연구하고 있으며 인천제철과 현대강관등 관련 계열사에서도 입지선정등에 관한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현대가 추진하고 있는 고로방식의 일관제철소 건설은 그간 정세영 전회장체제에서 추진됐으나 결실을 맺지 못했었다. 그러나 정회장이 그룹회장으로서 자금·인사에 관한 권한과 함께 그룹차원에서 추진하는 각종 프로젝트에 대한 최종결정권을 갖게 됨으로써 그의 뜻이 정해지면 언제든지 재추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항공사업 역시 신임 정회장이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는 사업. 정회장은 최근 이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를 지시, 민항기개조사업이나 헬기사업, 다목적인공위성사업등에 나설 전망이다. 현대는 특히 보잉727기를 화물수송기로 개조하는 사업이나 다목적인공위성 개발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항공우주센터를 건설하기 위해 1조원이상을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그룹은 또 새해부터 발전설비 일원화조치가 해제되는 것을 계기로 가스터빈발전기등 화력발전소의 주기기사업에 뛰어들 채비를 서두르고 있고 경쟁그룹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전자 서비스분야에서도 적극적인 공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의 새로운 경영체제는 재계의 판도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이종재 기자>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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