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의석확보 국정운영 필수과제 인식/세대교체·공천구도 등 골격 가다듬을듯김영삼 대통령은 29일 낮 윤후정 이화여대총장과 오찬을 함께한 것으로 을해의 공식일정을 마무리짓고 4박5일간의 동계휴가를 위해 청남대로 떠났다. 김대통령은 원래 구정을 지내기 때문에 취임이후 신정연휴기간에는 고향에 가지 않고 청남대에서 휴식을 취하며 신년 정국운영방안을 구상해왔다. 이번에도 김대통령은 부인 손명순여사외에도 은철 현철씨등 두 아들과 막내딸인 혜숙씨 부부등 직계가족들만 불러 아무런 공식일정이나 외부인사와의 면담없이 그 곳에서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실제로 김대통령은 지난 10월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 사건이 터진후 그야말로 영일없는 나날을 보내왔다고 측근들은 말하고 있다. 김대통령 자신도 당초에는 두명의 전직대통령이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질줄 미처 상상조차 못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청와대 관계자들은 김대통령이 밖으로는 「역사 바로세우기」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밝히면서 산적한 정국현안을 정면돌파의 정공법으로 대처하느라 몹시 지쳐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휴식을 모르는 김대통령의 청남대행을 단순히 휴가로만 여기는 사람은 별로 없다. 청와대 주변에서는 김대통령이 15대 총선등 내년이후 전개될 정치적 일정과 관련, 정국운영에 대한 총체적인 정리를 위한 「신년구상」을 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제까지 2박3일정도의 신정휴가를 보냈던 것에 비해 이번 청남대행은 체류기간이 유달리 길다는 것도 그만큼 김대통령이 구상해야 할 과제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병자년은 김대통령에게 집권 4년차로 접어드는 해이며 임기의 절반을 보내고 반환점을 돌아 그야말로 마무리 수순을 밟기 시작하는 첫해이기도 하다. 하지만 신년 벽두부터 김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는 난제가 하나 둘이 아니다.
우선 김대통령은 내년 4월의 15대총선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정치적 과제를 안고 있다. 김대통령이 밝힌대로 임기후반기의 국정운영 기조를 역사 바로세우기에 두고 제2의 건국을 한다는 각오로 나라를 끌고가기 위해서는 총선에서의 승리가 필수적인 요건이다. 또 김대통령이 97년 대선까지의 장기적인 정치일정을 통해 세대교체를 추진하기 위해서도 15대 총선에서 신한국당이 안정의석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12·20개각을 통해 「안정속의 개혁」으로 총선에 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만큼 김대통령의 신년구상 주제는 국민을 놀라게 할 「특단의 조치」보다는 신한국당의 공천 및 총선구도와 전략을 안정적으로 추진하는 일이다. 따라서 김대통령은 신정연휴기간을 이용, 각종 채널을 통해 올라온 자료들을 면밀히 검토해 신한국당의 면모를 일신하는 골격을 가다듬을 것으로 전망된다.<신재민 기자>신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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