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새얼굴로 「야당식」 승부/공직출신 지명도인물 투입병행「글로리 411」. 신한국당의 선거전략표어다. 내년 4·11총선에서 영광을 차지하겠다는 뜻이다. 신한국당은 29일 김윤환대표 중심으로 단합해 총선에서 필승하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본격적인 선거체제에 들어갔다.
김영삼 대통령이 28일 김대표에 대한 신임을 재확인한 것은 신한국당의 향후 선거전략을 암시한다. 지역에 따라 다른 지지층을 겨냥하겠다는 구상이라 할 수 있다. 즉 수도권에서는 개혁성향의, 나머지 지역에선 보수여권성향의 표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두마리 토끼를 노리는 셈이다.
두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는 고난도 게임이다. 하지만 신한국당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지역별로 유권자의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가지 얼굴」을 갖고 선거에 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처럼 쉽지 않은 선거전략을 택한 배경은 무엇보다 기존의 여권지지기반이 상당부분 무너졌다는 현실인식에 따른 것이다. 지역적으로는 전통적 여권성향인 대구·경북의 지지도가 저조하고, 계층적으로는 보수층의 이탈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충청권도 자민련의 득세로 신한국당의 고전이 전망된다. 자연히 여당의 시선은 선거구가 1백개에 가까운 서울 인천 경기지역에 쏠릴 수밖에 없다.
선거사령탑인 강삼재 사무총장은 『서울에 승부를 걸겠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서는 야당방식으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신한국당은 서울과 인근 수도권지역에 개혁성향의 참신한 인사를 대거 포진시킬 방침이다. 여권핵심관계자들이 이들 인사를 영입하기 위해 이미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이태복 노동자신문발행인 이재오 전민중당사무총장 심재철 전서울대학생회장 등의 영입이 가시적 성과다. 본인들의 뜻과 관계없이 이회창 전총리 박찬종 전의원에 대한 영입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문제는 나머지 지역이다. 개혁적 인사보다는 고위공직출신등 지명도 있는 인물의 당선가능성이 높은 비수도권지역에서는 보수층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바로 여권이 『김대표의 총선구상이 전당대회에서 가시화할 것』이라며 무게를 싣고 있는 까닭이다. 김대표의 보수표 흡인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적잖은 민주계인사들도 김대표를 퇴진시킬 경우의 역기능을 과소평가하지 못한다.
물론 민주계내에는 개혁과 보수를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기묘한 상황에 불만을 표시하며 더욱 적극적으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도 많다. 「김대표 흔들기」는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 대안문제가 나오면 이들의 목소리도 별로 크지 않다.
그러나 신한국당 전략의 초점은 역시 수도권의 대폭 물갈이와 개혁성향인물의 영입에 맞춰져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내년 1월초에는 50명안팎의 영입인사를 발표할 계획도 있다. 이렇게 상황이 전개되면 「김대표 흔들기」는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전직총리등 중진급 영입인사에 대한 자리배정과 최형우 이한동 김덕룡의원등 당내중진의 활용문제가 부총재제 도입이나 선거대책위원장 영입등 지도체제개편논란을 촉발할 공산도 크다.
신한국당이 「두마리 토끼」 전략을 구사하는한 김대표의 위상을 둘러싼 당내갈등의 불씨는 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정광철 기자>정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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