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체 발길 끊기고 정치인도 총선 앞두고 몸사려고아원 양로원 등 사회복지시설이 어느해보다 추운 겨울을 지내고 있다. 연말연시의 들뜬 분위기 속에서도 사회복지 시설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예년의 경우 연말이면 시설마다 평균 10여건 이상의 독지가 발길이 이어졌으나 올해에는 비자금 파문으로 자금시장이 위축된데다 총선을 앞두고 기부행위 금지까지 겹친 탓인지 해마다 찾던 동네유지들마저 온정의 발길을 끊고 있다.
의지할곳 없는 노인 71명이 수용된 서울 구로구 H양로원은 관내 구청장이 한번 다녀갔을 뿐 일체 외부지원이 없어 서울시의 지원금만으로 겨울을 나야 할 형편이다. 서울 노원구 S보육원도 자매결연한 사회단체 몇곳이 정기위문차 다녀갔을 뿐이다. H양로원 관계자는 『두 전직대통령의 구속으로 사회분위기가 위축되고 국민의 허무감이 큰데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들마저 몸을 사리기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사회복지기관의 겨울나기에 큰 도움을 주었던 대기업의 각종 봉사단체들도 총수들의 소환조사 여파로 손을 놓고 있다. 서울 용산구 Y보린원의 경우 지난해 연말에는 인근 대기업 등 10여곳의 직장모임이 찾아와 큰 도움을 주었으나 올해에는 아직까지 단 한건의 연락조차 없다.
경기 여주시 Y보육원 지도교사 유성구(64)씨는 『사회복지시설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독지가는 중소기업인과 상인들인데 이들이 비자금여파와 경기위축으로 어려움을 겪다보니 우리를 찾을 여유가 없는 것같다』고 안타까워했다.<고재학 기자>고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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