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명 기아” “과장보도” 엇갈려/“쌀지원 이견 뒷받침용” 지적도북한의 식량난이 과연 한계에 도달했는가.
북한 식량사정을 놓고 나라마다 기관마다 분석에 큰 편차가 있다.
송영대 통일원차관은 27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북한 식량난에 관한 최근 보도는 과장된 것』이라면서 『특히 이같은 관측이 외국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는데 큰 불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당국자는 『북한의 실상이 정책적 필요에 따라 고무줄처럼 늘어났다 줄었다 한다』면서 『북한의 곡창은 아직 바닥나지 않았고, 재고미를 축적하는 중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금명간 농업진흥청을 통해 북한식량에 대한 공식 분석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통일원 안기부등 유관부처의 통계치를 조정한 이 분석은 북한의 식량비축이 7월께까지는 유지되리라 추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추계치는 국제적십자사 세계식량계획(WFP)등 국제기구와 단체, 일부국내연구기관의 추정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지난해의 경우 정부는 북한 곡물생산량을 4백13만톤, 총수요를 6백72만톤으로 추정, 부족분이 2백59만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북한은 이중 89만3천톤을 한국과 일본의 쌀지원, 태국쌀 수입등으로 충당했고 1백20만톤가량은 두끼먹기운동등 절약으로 넘겼다.
올해의 경우 북한 곡물생산량은 지난해보다 60만톤이상이 줄어든 3백50만톤이라는 것이 정부 추정치다. 이에 따라 내년도의 곡물부족량은 2백20만톤에 달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그러나 정부는 북한의 하루 곡물 소비량을 1만5천톤으로 산정, 자체 절약분까지 감안한다면 수확이 끝난 11월초를 기준으로 8∼9개월 가량 바닥이 나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을 다녀온 버나드 크리셔 인터넷 북한구호담당관은 『앞으로 3개월 이내에 획기적인 식량구호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50만명이 기아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적십자사 조사단도 『북한주민 13만명이 5개월간 식량배급을 받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김운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정부분석에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강원도 철원과 중국 옌볜(연변)등 북한 접경지역에 대한 실사결과를 토대로 북한의 올해 곡물생산량을 지난해 보다 30%이상 감소한 2백58만5천톤으로 추정했다. 이 수치는 정부 추정치와 1백만톤 가까운 차이가 난다. 그는 내년 수요량을 6백22만4천톤으로 추정, 부족량이 3백63만톤에 달해 11월기준으로 5개월뒤인 3월이면 곡물이 바닥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차이는 8월 북한 수해규모에 대한 견해차이에서 비롯된다. 10월 국회 정보위에서 권녕해 안기부장은 수해로 인한 곡물손실이 10만∼15만톤 수준이라고 보고했고 통일원도 20만톤 가량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분석은 미국 정찰위성 촬영에 의한 중앙정보국(CIA)분석을 토대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북한의 수해는 곡물손실 10%안팎의 수준이라는 것이다.
반면 김위원은 옌볜지역 곡물피해가 35%, 철원이 30% 가량이었던 점을 들어 북한도 30% 이상의 피해가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례 없이 견해차가 벌어지고 있는 올해 북한식량사정 분석결과와 관련, 일각에서는 결국 대북 식량지원을 조속히 실현시키려는 측과 가능한 한 늦추려는 측간의 「통계놀음」이라는 지적도 있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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