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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성」과 「최고액」 영화 한판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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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성」과 「최고액」 영화 한판대결

입력
1995.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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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영화제 최우수작 「언더그라운드」/38억 「컷스로트…」 30일 동시 개봉「최고」라는 수식어가 붙은 화제의 외화 두 편이 30일 동시에 선을 보인다. 올해 칸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받은 영화 「언더그라운드」와 사상 최고액인 500만달러(한화 약38억원)나 주고 삼성영상사업단이 수입해 화제와 논란이 됐던 「컷스로트 아일랜드」가 개봉된다.

두 작품의 성격은 판이하다. 옛 유고의 에밀 쿠스트리차감독이 만든 「언더그라운드」가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을 담았다면, 「다이하드2」 「클리프 행어」의 핀란드출신 레니 할린감독의 「컷스로트…」는 제작비 1억2,000만달러(한화 약900억원)를 들인 오락물이다.

지난 봄에 수입됐으나 『상영시간(3시간)이 길다』는 이유로 극장들이 상영을 기피해 그동안 묵혀 있었던 「언더 그라운드」는 전쟁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빠는 출장중」 「집시의 시간」의 쿠스트리차 감독은 이 소재들을 50년이란 긴 시간속에 우화적으로 담았다.

41년 독일군의 유고침공으로 베오그라드의 동물원이 아수라장이 되는 것으로 시작되는 영화는 지하실에 숨어들어 현실과 차단되고 시간 또한 멈춰버린 공산당원 블래키(라자르 리스토프스키 분)와 그의 친구 마르코(미키 마노즐로빅 분)의 관계를 그려간다. 여인 나탈리아(미루지나 조코빅 분)를 차지하기 위해 마르코는 전쟁이 끝난 사실을 속이며 50년을 산다.

블래키가 지상으로 나왔을 때 그의 눈에는 아직도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 자신의 전기영화를 만드는 현장을 현실로 착각하고 유고내전까지 경험한다. 전쟁에서 오는 인간의 간악함과 그에 따른 갈등, 비극은 이들이 내전에서 죽음으로써 막을 내린다. 감독은 그들의 영혼이 다뉴브강의 한 섬에서 평화롭게 만나도록 해준다.

「컷스로트 아일랜드」는 해적들이 보물을 찾는 이야기이다. 엄청난 제작비를 들인 만큼 바다와 섬에서 신나는 액션이 계속 이어진다. 해적선 모닝 스타호의 선장은 여자인 모건(지나 데이비스 분). 세 장으로 나눠진 보물이 숨겨진 지도를 손에 넣은 그는 의리있는 사기꾼 쇼의 도움으로 브라운일당과 해군제독의 추격을 뿌리치고 엄청난 양의 보물을 손에 넣는다.

지도를 구하기 위해 벌이는 모험과 해상에서의 전투,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가슴 철렁하게 하는 장면이 레니 할린의 작품답다. 그러나 여성인 지나 데이비스(레니 할린의 아내)의 액션은 아무래도 역부족. 감독이 아내를 위해 주연 기용에서 무리를 감수한 듯도 하다.<이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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