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큼 한국영화의 해외판매가 저조한 적도 드물다. 해외영화제에서의 참패와 맞물려 한국영화 수출도 극히 부진했다. 영화진흥공사에 의하면 올해 한국영화는 겨우 5개국에 14편이 수출됐다.이 작품들이 벌어들인 외화는 고작 20만5,000달러(한화 약1억5,000여만원)이다. 이중 8편은 흥행수익에 따른 배분(러닝 로열티)까지 받기로 했지만 결과는 전무였다. 할리우드 2류영화 한 편의 수입가격 절반에도 못미치는 액수이다. 지난해도 같은 14편으로 부진했으나 수출액은 올해의 3배가 넘는 62만9,000달러였다. 그만큼 올해 한국영화는 해외에서 싸구려 취급을 당한 셈이다.
14편중 이종원감독의 「영원한 제국」이 일본에 4만5,000달러(한화 약3,375만원)에 팔려 최고액 작품을 기록했고, 그 다음이 김영빈감독의 「테러리스트」(중국·4만달러), 임권택감독의 「태백산맥」(독일·3만5,086달러)순이다. 나머지 「헤어드레서」 「총잡이」 「엄마에게 애인이 생겼어요」등은 1,200∼1만1,000달러에 수출됐다. 기대를 모았던 박철수감독의 「301, 302」의 미국전역 개봉을 전제로 한 수출도 불투명해 졌다. 이 작품을 만들때 현지 말로 더빙을 가능하게 하는 효과음악(EM)테이프를 별도 제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화진흥공사 이무상 차장(조사통계부)은 『수출부진의 원인이 작품의 내용은 물론 EM테이프 제작외면등 기술부문에까지 완성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희망적인 것은 올해 말부터 진지한 주제를 다룬 작품들이 제작되면서 한국영화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는 점. 여기에 젊은 제작자들이 수출을 염두에 둔 제작시스템을 도입하기 시작해 내년에는 한국영화 수출이 늘 전망이다.<장인철 기자>장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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