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여성 18명 울린 가짜 서울대 법대생

◎통정후 1억원뜯은 20대 영장상류사회를 꿈꾸는 미혼직장여성들의 허영심을 악용해 18명과 정을 통하고 돈을 등친 90년대판 「박인수」가 쇠고랑을 찼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27일 서울대 법대생을 사칭, 결혼을 미끼로 직장여성을 농락한 이인중(28·서울 관악구 봉천4동)씨를 혼인빙자간음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의하면 이씨는 지난 92년 10월 중순 문모(24·여·회사원)씨에게 『서울대 법대생인데 고시에 붙으면 결혼하자』고 유혹, 정을 통한뒤 고시준비자금명목으로 1천2백여만원을 받아내는등 모두 18명의 여성들로부터 1억여원을 뜯어냈다.

85년 충북 S고를 중퇴한 이씨는 87년 상경이후 공사판을 전전하다 주간지의 펜팔란에 서울대 법대생으로 자신을 소개한 뒤 직장여성들로부터 편지가 폭주하자 범죄에 나섰다. 봉천동 고시촌에 자취방을 잡고 펜팔로 사귄 직장여성들을 고시공부방으로 꾸민 자취방으로 유혹해 성관계를 맺는 수법을 썼다. 그는 상대하는 여성들을 혼동하지 않기 위해 인적사항과 신체적 특징, 성관계 횟수와 장소 등을 적은 일지를 작성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이씨의 오랜 사기행각이 성공하기까지는 유명대 법대생이라면 무조건 따라나선 여자들의 비뚤어진 의식과 성개방풍조가 한몫을 했다. 경찰조사결과 피해여성 대부분이 『나와 결혼하면 검사부인이 된다』는 이씨의 한마디와 서울대 학생증에 별 의심없이 몸과 돈을 바친 것으로 드러났다.<조철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