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로 나타날땐 모종결단 내릴듯김윤환 신한국당대표는 26일 여권의 대대적 체제개편설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크게 괘념치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지도체제를 바꾸겠다면 할수없는 것이지, 내가 왈가왈부할 사안이 아니다』라는 원칙론을 피력했다. 그는 이어 『지난주 주례회동에서 대통령이 나에게 총선을 책임지라고 했고 얼마전 김광일 청와대 비서실장도 지도부개편은 없다고 강조해 그렇게 알고있을 뿐』이라며 완곡하게 자신의 위상변화 가능성을 부인했다. 하지만 김대표는 자신을 은연중에 압박하는 「얼굴없는」 개편설에 대한 불쾌감도 감추지않았다.
그는 『무책임한 얘기를 함부로 사실인냥 보도하면 되느냐』며 언론에 불만을 표시한뒤 『정치는 현실이지 그렇게 그림처럼 되는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대표는 15대총선의 공천문제에 대해서도 『당선가능성에다 개혁·도덕성을 중시한다는 기준에는 대통령과 내의견이 일치하고 있으며 새인물 수혈론도 내가 평소 해오던 얘기』라며 일련의 당체제개편설이 김영삼 대통령의 의중과는 무관함을 부각시켰다. 이같은 그의 언급과 주변상황을 감안해 볼때 김대표는 일단 최근 여권일각의 동향이 심상치않음을 체감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이 여권핵심부의 구상과 연결돼 대세로 나타날 가능성에 대해선 반신반의하는 표정이다. 여기에는 총선판세를 감안할때 여권핵심부가 TK포기로 비쳐질 김대표 경질을 쉽게 결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계산도 깔려있는 것같다.
김대표가 당안팎의 긴박한 물밑흐름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언질」을 거론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자기나름의 정세분석과 이에따른 상황유동성을 인식하고 있기때문이다. 하지만 김대표측은 그같은 관망의 한계점을 분명히 제시하고 있다.
만약 김대통령의 구상이 개편설과 궤를 같이한다는 사실이 확인될 경우 김대표로서도 모종의 결단을 내리지 않을수 없다는 것이다. 개편설이 함축하고있는 정국구도와 선거전략은 현실적으로 김대표의 구상과는 양립이 불가능하다는 게 김대표진영의 일치된 시각이다. 따라서 김대표의 향후 거취는 좀더 두고볼 일이지만 오는 28일께로 예정된 청와대 주례회동에서 김대통령이 어떤 입장을 표명하느냐가 그첫번째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유성식 기자>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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