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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코리아 게이트」/아쉬움속 막내린「역사 되살리기」(TV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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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코리아 게이트」/아쉬움속 막내린「역사 되살리기」(TV평)

입력
1995.1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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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군인 실체 부각 기여… “한미갈등 조명” 기획 퇴색 정치드라마 「코리아게이트」(SBS, 극본 이영신, 연출 고석만)가 23일 종영했다. 「제4공화국」(MBC)과 함께 시작한 이 드라마는 원래 계획했던 32부를 못채우고 20부로 끝났다.

 많은 관심을 모았던 이 드라마 자체의 완성도와 문법에 대한 충실도를 떠나서, 「코리아게이트」는 「역사 되살리기」의 역할을 비교적 충실히 해냈다. 다큐멘터리의 엄정함과 정확함까지는 아니더라도, 10·26과 12·12를 비롯해 윤필용 사건, 청와대 도청 사건, 박동선 사건 등 유신시대의 많은 사건들을 하나하나 재조명했다.

 그러나 이 「역사 되살리기」를 한쪽에선 「모든 국민을 위한 훌륭한 역사 교과서 역할」로, 다른 한쪽에선 「역사를 모르는 자들의 영상 테러」로 다르게 평가했다. 이 상반된 평가는 결국 「코리아게이트」를 조기종영케 했고, 몇 신군부측 관련인사들이 양 방송사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 드라마에서 『유신시대를 관통하는 한미갈등을 중점적으로 그리겠다』던 당초의 구도는 상당부분 퇴색하고, 「궁정동 총소리」와 「지는 별 뜨는 별」만을 어지러운 잔상으로 남긴 듯한 아쉬움이 더 많이 남는다.

 이런 가운데 이 드라마가 기여한 가장 주요한 부분은 절대권력을 둘러싼 험한 위계질서와 정치군인들의 무모하고 터무니없는 야심을 가까이 보여 주었다는 점일 것이다.

 하지만 작품 후반으로 갈수록 자료필름만을 단순 나열하고, 이에 대한 설명을 영상이 아닌 내레이션으로 대신한 제작진의 무성의가 드러나 유쾌하지 못한 느낌을 남긴다. 결국 제작자나 일반시청자에게 역사적 사건을 당대에 정직하게 기록하고 평가하지 못한 데서 오는 커다란 부담을 뒤늦게 깨우쳐 준 셈이다.<김관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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