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딛고 사라져가던 「미덕」 되살아나/100달러 안팎 주종… 올연말 특수바람 일기도/로고새긴 우산등 성행속 술 가장 인기 끌어 미국기업들의 선물 주고받기 「미덕」이 되살아나고 있다. 80년대말 극심한 불경기와 대규모 증권스캔들 여파로 거의 사라져가던 선물관행이 최근 경기회복과 함께 서서히 재등장하고 있고 특히 경기활황 덕택에 올연말은 선물특수가 일고 있다.
요즘 월가에서 통용되는 적정 선물액수는 100달러 안팎. 거래선이나 고객 비중에 따라 35∼150달러선의 선물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80년대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약소」한 수준이지만 올 연초부터 시행되고 있는 의회 로비규제법상의 선물상한액 50달러나 국세청의 손비처리 허용액수 25달러에 비하면 후한 편이다.
기업들이 선물종류를 결정하는데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월가에 전해오는 금기를 피하는 일이다. 불문율중 하나는 지나치게 특이한 종류는 삼가라는 것이다. 기업선물이 한창 성행할 때는 눈길을 끌만한 특이한 아이디어에 집착한 나머지 희귀한 동식물이나 장식용 망치도 선물로 등장했으며 승마광인 고객에게 유명 경주용 말의 오줌을 선사한 기업도 있었다.
음식을 선물하는 것도 금기다. 미국인들의 식성은 저마다 달라, 예컨대 채식가에게 최고급 스테이크를 선사한들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음식 종류도 꽤 성행하는 선물품목으로 꼽히고 있다.
고급가죽으로 화려하게 장식한 기업소개 책자등을 돌리거나 상대의 이름을 새긴 고급 수첩등은 가장 고르기 쉬운 선물. 그렇지만 이런 종류의 선물은 주는 쪽에서는 일반화해 있지만 받는 쪽으로부터는 별 인상을 끌지 못하는 대표적 품목으로 지적되고 있다.
기업 로고를 새긴 우산이나 티셔츠 핸드백등 전통적인 선물은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선물전문업계는 이같은 종류의 선물이 갈수록 성행, 지난 90년 50억달러에서 지난해에는 70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일부에서는 상품전에나 어울릴 성의없는 품목이라고 꼬집는다.
소형전화기나 트랜지스터 라디오, 계산기등 전자제품도 기업들의 애용품목이지만 품질보증은 별개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좋은 품목은 못된다는 평판이다.
반면 가장 무난한 품목으로 인기를 끄는 것은 술이다. 스카치 위스키등 독주보다는 샴페인이나 와인이 가장 많이 나가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125∼175달러선의 선물용 와인 샴페인이 가장 인기를 끌었다.<뉴욕=조재용 특파원>뉴욕=조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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