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추진사업 매듭·접촉재개 준비/“장기론 여전히 불투명” 비관시각도 우성호송환을 계기로 얼어붙었던 남북경협이 해빙기를 맞을 것인가. 재계는 그동안 냉각된 분위기를 감안,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지만 일단 한랭전선은 걷혔다는 낙관론에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급전직하로 추락하던 남북경협은 최근 낙관의 조짐들로 회생의 기미를 보이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권오기 신임 통일원장관의 관계개선의지 표명에 이어 경수로공급협정타결, 북미사무소개설 합의, 여기에 화답한 듯한 북한측의 우성호송환등 일련의 움직임은 남북은 물론 주변환경까지 호전될 가능성을 함축하고 있다. 정치적 상황과 함수관계로 묶인 경협의 상황반전은 자명해보인다.
대우를 비롯 경협 추진업체들은 외국기업에 밀려 고사직전이었던 대북사업들을 본격화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각오다.
남북 첫 합작품 생산을 위한 남포공단 합영공장 건설을 추진중인 대우는 이번 흐름을 타고 구체적인 계약체결과 공장가동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미 20일 북한팀장인 박춘 상무를 베이징으로 보내 북측 파트너인 삼천리총회사관계자와 사업계획들을 논의하고 있는 상태. 대우측은 1월중으로 임금 자재가격 판매조건 등 구체적인 합영계약을 체결, 가동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자승인을 받은 업체들도 대북접촉을 본격 가동할 조짐이고 신규투자를 계획중인 업체들의 사업자승인신청도 쇄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협력사업자승인을 받은 업체는 고합물산 한일합섬 국제상사 녹십자 동양시멘트 동룡해운등 6개사. 섬유 운동화 의약품 시멘트유통기지 항만하역설비등 여러 분야를 망라하고 있지만 500만달러이하라는 정부의 투자가이드라인과 남북관계의 경색으로 사실상 발이 묶였었다. 실제 투자면에서는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한 것은 물론 대우이후 신규 협력사업승인도 동결된 상태였다. 이들 업체들은 우선 방북을 통해 구체안을 마련, 사업승인을 따내는게 1차 목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경색국면에서도 물밑작업을 벌여왔던 중소기업들의 선전도 기대된다. 연초 대기업들의 방북러시이후 방북한 중소기업들은 10여개사가 넘는다. 태창과 산수음료가 생수개발을 위해 금강산지역을 방문했고 한국특수선이 나진항 하역설비를 위해, 해덕익스프레스가 선박운항을 위해, 대호건설이 나진·선봉개발을 위해, 한국아프라이드마그네틱스가 컴퓨터부품가공을 위해 각각 북한을 방문했다. 우성호송환을 계기로 단기적으로는 경협이 호전되겠지만 정치상황에 발이 묶이는 이상 경협의 미래는 불투명하기는 마찬가지라는 비관적 시각도 만만치 않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정치관계는 물론 비자금파문등 기업내부 사정때문에 경협이 주춤한게 사실』이라며 『새롭게 경협이 활성화 한다 해도 외국업체들을 따라가기는 힘들 것 같다』고 전망했다.<이재렬 기자>이재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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