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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프로 수출 자리잡았다

입력
1995.1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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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시계」 「제4공화국」 등 3사 올 26억원 규모/소재·기술개발없이 싼 값 무더기판매 지적도 이젠 TV프로그램도 주요한 수출상품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3∼4년전부터 시작된 프로그램수출이 올해도 꾸준히 늘어나면서 외화획득 뿐 아니라 우리 문화알리기에 한 몫을 하고 있다.

 방송사 중 제일 먼저 프로그램을 외국에 수출해온 KBS는 91년 한해 총 수출액이 3억3,300만원 정도였으나 지난해에는 15억3,800만원을 기록, 5배 가량의 성장률을 보였다. 올해는 최근까지 모두 25개 종의 프로그램으로 14억5,000만원 가량을, SBS는 5억3,000만원 정도를 각각 수출했다. 또 MBC는 올초부터 8월말까지 6억914만원 어치를 팔았다.

 SBS는 올해 최고의 화제작인 드라마「모래시계」를 제작과 동시에 홍보 팸플릿을 만들어 외국 방송사들과 구매의사를 타진하는등 전략적으로 수출상품화했다. 중국 인도네시아 타이완에 이미 수출된 이 드라마는 외국에서도 상당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타이완 드라마 「판관포청천」과 「칠협오의」때문에 구겨진 국내방송사들의 자존심을 어느정도 회복하는데 기여한 셈.

 MBC는 최근 현재 방송중인 정치드라마 「제4공화국」을 타이완의 드라마전문케이블TV인 TVBS에 판매했다. 그 전에는 92년에 제작된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와 93년작 「아들과 딸」을 타이완 중국등에 수출했으며, 어린이만화영화 「꿈돌이」를 8월까지 중국 영국 스페인등 7개국에 팔기도 했다.

 TV 만화영화는 특히 좋은 수출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KBS  만화영화 「은비와 까비」 「옛날옛적에」, MBC 「머털도사」 「펭킹라이킹」등은 몇년동안 꾸준히 팔리고 있는 작품. 이 작품들은 주요 수출대상국인 중국과 타이완 등 동남아지역을 벗어나 미국과 유럽에까지 수출되고 있다. 급격한 방송환경의 변화로 동아시아 지역이 하나의 시청권으로 묶이는 가운데 우리 프로그램의 외국진출은 절실한 과제이기도 하다.

 방송사들은 KBS영상사업단, MBC프로덕션, SBS프로덕션 내에 영상판매부서를 따로 설치, 수출에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의 정서에 맞는 소재의 개발이나 기술적인 문제, 체계적인 홍보전략의 수립등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척 많다.

 우선 대사와 음악·효과음이 분리가 안돼 있는 점. 자기네 말로 더빙하기 위해서는 대사와 음악·효과음이 반드시 분리돼야 하는데 짧은 시간 내에 제작을 마쳐야 하는 여건상 대사와 음악을 한꺼번에 믹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부가가치 상품으로서의 프로그램 개발보다 물량위주로 수출하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싼 가격에 무더기로 팔려간 프로그램들이 외국TV에서 땜질용으로 방송되는 경우도 있다는 얘기이다.<김동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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