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남화해조치」 대외선전 활용/쌀추가지원 받기위한 속셈도북한이 22일 납북 6개월반만에 제86우성호 선원을 송환키로 한 것은 우선 대미·대일관계개선을 위해 걸림돌을 제거하는데 1차적인 목적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측이 남북관계경색을 이유로 북미간의 접근움직임을 반대할 수 있는 명분을 주지않기 위한 조치로 봐야한다.
우성호는 지난 5월30일 납북된 이후 북한측에 의해 우리측으로부터 추가쌀지원을 얻어내기 위한 카드로 활용돼왔다. 북한측은 지난 7월의 베이징(북경)쌀회담에서 우성호 송환방침을 시사한뒤 이를 협상카드로 적극 활용하려 했다.
그러나 지난 9월의 제3차 남북당국간 회담이 결렬되자 우성호 송환은 이같은 카드로서 활용가치가 사라졌으며 북한은 새로운 용도를 찾기위해 송환시기를 저울질 해왔다.
북한은 북미간 연락사무소 설치합의가 발표되기 직전 우성호송환을 밝힘으로써 우리측에 대해 최소한의 화해조치를 취했다는 제스처를 대외적으로 선전하려 하고 있다.
북측은 이날 중앙통신 보도에서 『불법침입한 제86우성호 선원은 공화국법에 따라 마땅히 처벌받아야 한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선원전체가 범행을 인정하고 용서를 청원, 따뜻한 동포애의 표시로 돌려보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단계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북한이 우성호송환을 우리측으로부터 추가 쌀지원을 받기 위한 「1석2조식」카드로 사용하려 들것이냐 여부이다.
우리측은 우성호송환이 추가쌀지원을 위한 필요조건 일뿐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시말해 첫번째의 장애물이 제거됐을 뿐이라는 것이다. 본격적인 추가지원을 위해서는 판문점 등 한반도내에서의 대화와 쌀회담의 당국간대화에로의 격상 등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측은 북미, 북일간 접근움직임에서 소외정도가 심해지고 있다. 또한 미국측으로부터 북미관계 개선에 맞춰 남북관계를 개선해달라는 압력이 가해지고 있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이와관련, 베이징의 정보소식통 등으로 부터 남북간에 다시 비밀접촉이 개시될 조짐이 있다는 설들이 흘러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제86우성호는 지난 5월30일 낮 12시50분 서해 북방한계선 북측16마일 해상에서 귀환하던중 북한경비정으로부터 피격후 나포됐다.
이 과정에서 항해사 신흥광씨, 갑판장 심재경씨 등 2명은 현장에서 즉사했고 선원 이일용씨는 북한에서 치료중 사망했다. 이들3명은 화장된 유골로 돌아온다.
선장 박재열씨 기관장 김부곤씨 조기장 이병소씨, 선원 김용하·윤경순씨 등 5명은 지난 9월25일 평양에서 중앙방송과 기자회견을 가져 생존사실이 확인됐다.
3차 베이징 남북당국자 회담에서 전금철 북측단장은 자신이 선원들을 병원과 주거지로 여러차례 방문 위로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유야 어디에 있든지 간에 생업을 위해 조업중인 어부들이 남북간 힘겨루기의 틈바구니에 끼여 반년이상 억류생활을 보냈다는 사실은 개운찮은 뒷맛을 남기고 있다.<유승우 기자>유승우>
◎제86우성호 납북경위/공해상 납치 “억류 7개월”/중 나포후 귀환길에… 북,쌀회담카드이용
제86 우성호와 선원들은 납북후 7개월 가까이 북한의 흥정수단이 되면서 송환여부가 불투명했었다.
86우성호가 나포된 것은 지난 5월27일 같은 회사 소속인 85우성호와 함께 중국당국에 나포됐다가 사흘 뒤 4만달러의 벌금을 마련키 위해 홀로 인천항에서 귀환하던 해로상에서였다.
북한측은 납북직후 『자위적 조치로 예비사격을 가했으나 도주해 결정적 조치로 나포했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31일 『북한영해 12해리에서 벗어난 공해상에서 나포됐으므로 불법납치로 봐야한다』고 밝혔고 선박측 과실여부,당국의 유도오류등과 관련한 논란이 빚어졌다. 그러나 이때까지도 우리당국은 송환을 낙관하는 분위기였다.
2주일여 후인 6월17일부터 베이징(북경)에서 쌀지원을 위한 1차 남북당국자회담이 열리자 우성호는 북한의 협상카드가 됐다. 즉각 송환을 요구하는 우리측에 대해 전금철 북측단장은 『곧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는 모호한 대답을 해 회담후 서울에서 정부당국자들이『우성호 송환에 합의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나포현장에서 2명이 사망한데 이어 이일용씨가 부상치료중 사망했음이 밝혀졌다.
송환이 지연되자 우리측은 지난 9월27일부터 시작된 3차 베이징회담에서 쌀지원 협의에 앞서 우성호 송환보장을 요구했고 당시 북측은 『대표단이 결정할 사항이 아니다』고 최종적 책임을 회피했었다.<손태규 기자>손태규>
◎김경웅 통일원대변인 일문일답/“송환과 추가지원은 별개”/사전 대북접촉 “없었던것으로 해달라”
김경웅 통일원대변인은 22일 우성호 선원 송환과 관련,『쌀추가지원과 우성호 송환문제는 별개의 문제로 연결시켜 말할 성격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입장은 우성호 선원 송환문제를 남북대화 재개문제와 연결시킬 의향이 없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그동안 정부의 대책회의는 몇차례나 열렸나.
『여러차례 열렸다.시기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
―베이징(북경) 3차 쌀회담에서 제시한 한반도내 회담개최와 북한당국의 공식 요청이라는 남북회담의 전제조건은 유효한가.
『말할 입장이 아니다.선원들이 돌아온 후 정황을 알아봐야 한다』
―발표주체가 불분명하고 국제방송을 통해 제일 먼저 보도된 의미는.
『주체를 밝히지 않은 것에 대해 의미를 두지 않는다. 국제방송을 통해서 최초로 보도한 것이 아니다. 중앙방송과 평양방송, 중앙통신이 거의 비슷한 시간에 발표했다』
―송환절차는.
『26일 판문점을 통해 돌려보낸다고 북한이 발표했다. 절차 협의는 적십자가 할지 다른곳에서 할 지 두고봐야 안다』
―송환전에 접촉이 있었나.
『없었던 것으로 해달라』
―분명하게 밝혀달라.
『없다』
―이번 송환이 지난 15일 홍지선 무역공사 북한실장이 베이징에 출장을 다녀온 것과 관련이 있나.
『관련 없다』
―다른 것과는 관련이 있나.
『내 입장에서 말할 수 없다』
―우리가 인도적 차원에서 대북 지원을 할 생각은.
『송환과 지원은 별개 문제다』<홍윤오 기자>홍윤오>
□우성호 일지
▲95.5.30=제86우성호, 백령도 서북쪽 북방한계선 북쪽 16마일 해상에서 북한 경비정에 피랍.
▲6.14=대한적십자사, 우성호송환 논의 위한 접촉제의 했으나 북한측 거절.
▲7.15=베이징(북경)의 남북 2차쌀회담에서 우성호 송환문제 논의. 북측 조기 송환의사 밝힘.
▲9.20=북한의 중앙통신, 「우성호문제 공화국 법에 따라 처리한다」고 강경입장 선회발표.
▲9.25=북한, 우성호선원 기자회견통해 항해사등 3명 사망사실 공개.
▲12.22=북한의 중앙통신, 「26일 우성호 선원 송환」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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