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등 의사결정·재산 공동명의·육아 함께 담당·가사 철저분담/“한쪽의 일방적인 희생은 지양/서로 존중하고 노력할때 가능”「자유롭고 동등한 의사결정, 공동명의의 재산, 공동육아, 가사분담」 지난 16일 여성신문사가 주최하는 제2회 평등부부상의 본상수상자로 선정된 부부 5쌍은 하나같이 이같은 내용을 공통으로 실천하고 있다.
이들의 사례를 통해 좀더 구체적으로 평등부부의 조건에 대해 알아본다.
평등부부의 첫번째 조건은 자유로운 의사결정. 부부가 늘 대화하고 서로의 의사를 존중해 일을 나누고 결정한다. 남편이니까, 아내니까 하는 구분은 중요하지 않다. 유재건(58·새정치국민회의부총재)―김성수(50·주부)씨 부부는 서로의 적성에 따라 기계에 밝은 아내 김씨가 운전과 차량관리를 맡고 꼼꼼한 유씨가 사진정리 등 집안정리를 한다. 윤영오(51·국민대교수)―장혜란(43·한양대교수)씨 부부는 상대방의 우편물은 절대 뜯지 않으며 전화번호도 달리 둘 정도로 서로의 자유와 의사를 존중한다.
공동명의의 재산은 부부의 평등정도를 가늠케 하는 가장 구체적인 조건이다. 특히 전업 주부인 경우에는 가사 노동의 가치를 인정한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 5쌍 모두 재산을 공동명의로 하거나 김영식(35·서점주인)―최숙희(36·주부)씨 부부처럼 가게는 남편 명의로 집은 아내 명의로 했다.
공동육아와 가사분담도 부부평등을 이루기 위한 중요한 요소다. 대학강사 부부인 조석곤(36)―이남희(34)씨는 이씨가 6개월간 외국연수를 간 동안 조씨가 6살난 딸을 돌보았으며 김광수(38·목사)―정채진(40)씨 부부도 자녀 2명을 포함해 20여명에 가까운 가출청소년들을 보살피면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집안일을 나누어서 하고 있다. 김―최씨 부부도 아이들 생일상을 아버지가 차려주고 어머니가 바쁘면 자모회에 아버지가 참석하기도 한다. 윤―장씨 부부의 경우 함께 유학중 아내의 공부가 늦어지자 남편이 먼저 귀국하여 아이들을 각각 2년씩 나눠 돌보았다.
평등부부상 선정을 죽 지켜봤던 여성신문사 백수경(39) 홍보실장은 『아무리 사이좋은 잉꼬 부부라하더라도 아내의 일방적인 희생이나 남편의 헌신적인 외조로 유지되는 부부는 평등하다고 볼 수 없다』며 『진정한 부부평등은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끊임없이 노력할 때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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