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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분리독립운동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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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분리독립운동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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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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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달라이라마 제각각 「판첸라마」 지명/불교 정신적 지주 법통성공방/달라이라마 유목민 아들 전격 선정 맞서/중국 정부도 6년심방끝 성대한 추대식중국정부와 인도에 망명중인 달라이 라마가 각각 다른 판첸 라마를 지명해 법통성 공방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이 문제는 특히 티베트 분리독립운동과도 맞물려 있고 미국도 이를 중국내 인권문제로 간주, 중국을 비난하고 나서 회복세에 있는 미중관계에 걸림돌이 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지난달 29일 흰색건물에 황금색지붕이 빛나 장려하기 이를데 없는, 티베트 수도 라사의 대소사에서는 수백명의 라마승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11세 판첸 라마 추대식이 거행됐다. 이날 추대식에서 여섯살난 남자 어린이 기안케인 노르부(견찬낙포)가 10대 판첸 라마가 죽어 환생한 「신생영동)」으로 추대됐다. 판첸 라마는 달라이 라마와 함께 티베트불교의 양대 정신적 지주다. 「라마」라는 말은 티베트어로 「휼륭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판첸과 달라이는 서열상 「서로가 서로에게 사도가 되는 수평적 관계」지만 실제로는 달라이 라마가 한단계 위로 제1인자로 평가받는다.

추대식에는 중국정부가 파견한 국무위원 루이간(나간)등 정부대표들이 참석, 11대 판첸 라마의 탄생을 지켜보았고 시장자치구 인민정부는 즉각 새로운 판첸 라마의 탄생을 알리고 국무원에 비준을 요청하는 전보를 쳤다.

국무원은 이날자로 판첸 라마 11세의 계승 사실을 특별비준한다는 내용의 공문서를 내려보냈고 장쩌민(강택민)주석등 중국정부 지도자들의 축하메시지가 잇따랐다.

또 추대후 이튿날부터 중국언론들은 새로운 판첸 라마의 탄생사실과 과정, 배경등을 비교적 소상하게 보도하고 전통적인 종교의식과 역사규정에 부합되며 중앙정부가 비준함으로써 공인되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지난 40년 국민당정부가 달라이 라마 14세를 비준한 이후 55년만에 처음인 이번 추대식에 중국 정부와 언론이 큰 관심을 보이고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면에는 티베트의 분리독립을 요구하면서 인도에서 망명정부를 이끌고 있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60)가 있다.

지난 59년 중국의 티베트지배에 항거해 민중봉기를 주도했다가 인도로 망명한 현재의 달라이 라마 14세(속명 텐지 초)는 36년동안 줄기차게 비폭력 독립운동을 펼쳐왔다. 티베트자치주 설립 30주년이 되는 올들어 더욱 그랬다.

이 달라이 라마가 지난 5월14일 중국정부에 앞서 칭하이(청해)성 출신의 유목민 아들인 6세짜리 티베트족 소년 게툰 초에기니마를 판첸 라마 10세의 환생불로 인정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10세 판첸 라마 초에키 게르첸은 티베트에서 중국정부에 호의적인 활동을 하다 지난 89년 1월28일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중국정부는 그의 입적 사흘후부터 대를 이을 「활불」 즉 「전생영동」을 찾기 위한 「심방사업 영도소조」를 구성, 활불 찾기 작업을 벌여왔다.

그러던중 달라이 라마에게 선수를 빼앗겨 자존심이 상한 중국정부는 달라이 라마를 분열주의자라고 비난하면서 관례와 제도를 무시했다는 이유로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강주석은 지난 11월 중순 제3차 심방회의에 참석해 티베트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빠른 시일내에 심방작업을 끝내도록 지시, 정부는 판첸 라마 찾기에 박차를 가했다. 중국정부는 1차로 선정된 28명중 7명으로 후보를 압축했고 지난 11월29일 최종후보로 남은 3명중에서 판첸 라마를 결정, 6년간에 걸친 심방사업을 마무리했다.

중국은 2명의 판첸 라마의 등장에 따라 유혈독립투쟁을 벌인 바 있는 티베트에 대해 더 한층 경계심을 갖게 됐다. 티베트 민족문제는 중국 공산당정권의 현안중의 하나다. 역사 문화등 모든 면에서 중국과는 이질적이고 55개 소수민족중 분리독립의 목소리가 가장 높은 민족이다. 또 티베트의 움직임은 바로 옆지역인 신장 위구르자치주등을 자극하고 중인국경불안정을 초래할 수도 있다.

중국정부는 이 지역에 대해 당근과 채찍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경제발전을 위해 거액을 투자하고 각종 문화진흥에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지만 독립요구에만은 철저하게 봉쇄적이고 한족이주를 늘리는 등 강경일변도이다.

뿐만 아니라 이 문제는 미중간에 미묘한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9월13일 빌 클린턴 미대통령이 방미중인 달라이 라마를 백악관으로 불러들이자 중국정부는 미국을 맹비난했었다.

이는 앞으로 중국의 대미강공정책, 미국의 중국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가입 저지 및 인권압력등으로 번져 양국관계에 치명타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베이징=송대수 특파원>

◎티베트 역사와 독립운동사

▲7세기 통일국가 형성. 불교 전래돼 독특한 라마교 탄생

▲13세기 정교합일적 지배체제 확립됨

▲명대이후 중국의 영향력하에 들어감

▲1904년 영국군에 의해 강제 문호개방

▲1904∼50년 독립정부 구성

▲50년10월 중국군 침략

▲51년5월 중국과 평화협정체결(중국의 종주권·티베트자치권 인정)

▲59년 대규모 독립시위 1만여명사망. 달라이 라마 14세 인도 망명

▲65년 티베트, 시장(서장)자치구로 승격

▲66∼76년 문혁기간중 4,500여개의 라마사원 폐쇄

▲80년 중국정부, 티베트 유화정책실시

▲87년 10월 대규모 유혈시위로 400여명 사망, 이후 시위 빈발

▲89년 3월 유혈시위 500여명 사망설

▲89년 10월 달라이 라마 노벨평화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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