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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 비자금장부 있을 가능성”/노씨·이현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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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 비자금장부 있을 가능성”/노씨·이현우씨

입력
1995.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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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기날짜·경위진술 엇갈려/정치권 유입내역 등 폭발력지녀/또다른 「협상용」 장부 은닉 소지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 입출금내역이 담긴 비밀장부 4권은 노씨의 주장처럼 과연 폐기됐을까. 폐기됐다면 또다른 별도의 비밀장부는 없는 것일까. 18일 노씨의 1차 공판에서 장부가 존재했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지면서 그 행방과 별도의 비자금 장부 유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제의 장부에는 대선자금 지원내역및 정치권 유입자금등이 기록됐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가를 뒤흔들만한 폭발력을 지닌 「협상카드」를 노씨가 쉽게 버렸겠느냐는 의문이 당연히 제기된다.

장부의 폐기여부와 관련, 첫번째 의문은 노씨와 이현우 전청와대경호실장의 엇갈린 진술. 노씨는 검찰신문에서 『이씨와 함께 집에서 파기했다』고 진술했으나 이씨는 『장부를 뜯어 비서실에 있는 쇄절기로 파기하려 했으나 고장나는 바람에 노씨가 2층 쇄절기를 이용하겠다고 장부를 가져갔다』며 『파기장면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고 진술했다.

두번째 의문은 폐기했다는 시점이다. 이씨는 박계동 의원의 폭로가 있던 다음날인 20일이라고 진술했다. 그날이 역대 안기부장모임이 있던 날이어서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는 투였다. 반면 노씨는 「대국민사과성명(27일)다음날」 「이씨 출두(22일)전」으로 오락가락했다.

두가지 의문점으로 볼 때 노씨가 장부를 은닉했든지, 아니면 다른 똑같은 비밀장부를 별도로 보관해 왔을 가능성이 크다. 이씨는 검찰신문에서 『노씨가 재벌총수들과의 면담뒤 봉투를 나에게 건네주면 이를 메모해 관리했다』며 『사용처는 잘 모른다』고 진술했다. 노씨는 『입출금내역장부가 있었느냐』는 검찰신문에 『그렇다』고 대답, 입금내역뿐만아니라 사용처도 기록해왔음을 시인했다. 결국 이씨가 입금내역만을 기록했고, 사용처부분은 노씨가 별도로 관리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노씨가 『대선자금을 공개하면 나라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라고 자주 강조했던 점을 볼 때 중요한 사용처인 정치자금 제공내역이 적힌 비자금장부를 노씨가 파기했다는 주장은 그래서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이다.<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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