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키신저가 어느날 농촌에 갔다가 농장에서 열심히 일을 하는 젊은이를 보고 왜 도시로 안 가고 농촌에서 고생을 하느냐고 물었다. 『나마저 떠나면 농촌을 누가 지키느냐』고 청년은 되물었다. ◆감동을 받은 키신저는 젊은이의 아버지를 찾아가서 아들이 요즘의 젊은이답지 않게 착실하니 중매를 서겠다고 제의했다. 젊은이의 아버지는 『당신이 국무장관이라고 내 아들의 혼사에까지 끼어 들겠다는 것이냐』며 화를 냈다. 키신저는 그에게 신부감이 미국 최대 재벌인 록펠러의 손녀인데도 싫으냐고 물었다. 농부는 태도가 달라졌다. ◆키신저는 뉴욕으로 와서 록펠러를 찾아 손녀의 중매를 서겠다고 제의했다. 록펠러는 웬 뚱딴지냐며 시큰둥했지만 신랑감이 세계은행의 젊은 부총재인데도 싫으냐고 하자 중매를 서보라고 했다. 그후 키신저는 곧바로 세계은행 총재를 찾아가 젊은 부총재를 한명 기용하라고 권했다. ◆물론 세계은행 총재는 펄쩍 뛰었고 키신저는 그 젊은이가 록펠러의 손녀사위인데도 안되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말을 들은 총재는 기꺼이 젊은이를 부총재로 기용했다. 이 얘기는 물론 실화가 아니다. 타협의 귀재인 키신저를 미화하려고 만든 우스갯소리다. ◆우리에게는 협상과 타협의 지혜가 필요하다. 지금 우리의 경색정국은 「제로섬」식의 독점욕에서 비롯된 것이다. 민주정치에선 독식은 있을 수 없다. 우리 정치지도자들이 키신저 협상술의 묘미를 배워야 한다. 지도자들의 불협화음이 국민을 불안케 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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