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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과열·증시 한파 자금시장 “이상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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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과열·증시 한파 자금시장 “이상기류”

입력
1995.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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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파문에 「금리하락→증시활황」 공식깨져/채권호황 거품꺼질땐 또 한번의 혼란 가능성자금시장이 난기류에 휩싸였다. 무조건 팔고보자는 투매현상때문에 증시가 꽁꽁 얼어붙은 것과는 대조적으로 채권은 사재기열풍이 불면서 값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르는 과열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자금시장 양극화현상으로 「금리하락→증시활황」이라는 경제논리가 깨지면서 금리와 주가가 동반하락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또 주식시장에 묻혀있어야 할 자금마저 채권시장쪽으로 대거 몰려들어 자금시장이 균형을 잃고 크게 갸우뚱거리고 있다.

실물경제를 비추는 거울인 주식시장은 현재 벼랑끝에 달려있다. 극심한 침체로 본래 기능마저 상실될 위기다. 최근 주식시장은 7일 연속 주가가 96포인트 가까이 떨어지는 사상최악의 폭락사태로 시련을 맞고 있다. 「응급조치」가 취해지지않는한 바닥을 아무도 점칠수 없다. 시장에너지를 나타내는 고객예탁금도 2조원대까지 쪼그라들었다. 이는 연중최저수준인 1조9,570여억원대에 접근한 수치다. 거래가 제대로 이루어질리 없다. 헐값에 주식을 내놔도 살 사람이 나서지 않는다.

이번 폭락사태는 비자금파문에 이은 5·18수사에 따른 정국불안감과 사회불안심리가 투자분위기를 짓누르고 있는 가운데 경기하강국면이 가시화하면서 주식을 사겠다는 매수세가 끊긴 것이 주된 원인이다. 하지만 증시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이 자제력을 잃고 있다는 점에 더 깊은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동서증권 송태승 투자분석부장은 『열악한 시장 여건을 감안해도 주가가 너무 과도하게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마음의 평정을 잃은 상태에서 투매가 투매를 부르는 「공황」현상이 벌어지면서 주식시장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달리 채권시장은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14%대이던 5년만기 1종국민주택채권은 수익률이 현재 8%대까지 떨어져있고 3년만기 회사채도 수익률이 30여개월만에 최저치로 하락하는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주식시장이 침체, 투자대상을 찾지못한 시중부동자금들이 금리인하에 따른 시세차익을 노리고 채권시장쪽으로 몰려들고 있는데다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앞두고 일반인들도 채권매입경쟁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채권은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채권을 사려해도 채권구하기가 만만찮다. 이에대해 채권관계자들은 『넉넉한 시중자금사정을 감안한다해도 최근 금리가 인하하는 속도나 폭은 지나친 부분이 있다』고 우려했다. 채권매입경쟁이 과열되면서 가수요부분까지 발생하는등 채권시장에도 「거품」이 끼고 있다는 해석이다. 최근 주가하락으로 큰 폭의 주식평가손이 불가피해진 은행 증권사등 기관투자자들은 손실을 메우기 위해 가지고 있던 주식을 팔고 여기에다 단기차입금을 끌어서까지 채권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금융소득 종합과세와는 무관한 일반투자자들까지도 무조건 사놓고 보자는 심리가 발동, 채권투자에 몰두하고 있다. 주식시장이 투매현상으로 몰락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채권시장은 투매현상으로 한껏 부풀려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대해 대우경제연구소 신성호 연구위원은 『금리 하락추세가 진정될 경우 거품이 터지면서 금리가 급반등하고 투기성자금이 채권시장에서 대거 빠져나가는등 자금시장이 또한번 혼란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김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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