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제운용 수정 강력한 조절책 쓴다/재정사업 최대한 조기집행 지시/총통화증가율 목표도 상향 전망정부의 내년도 경제운용방향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재정경제원은 당초 내년 경기하강국면을 연착륙으로 이끌기 위해 경제정책을 「경기중립적」으로 꾸려갈 계획이었다. 과열논쟁까지 빚었던 올해가 철저한 「안정위주」였다면 내년엔 「안정반 신축반」정도로 꾸려가고 경기가 바닥으로 치달을 내년말이후 본격적 경기부양책을 검토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 이같은 스케줄에 수정이 가해지고 있다. 연착륙을 위해선 당초 상정했던 경기중립적 경제운용이 아닌 보다 강력한 「경기조절책」을 써야 할 것 같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사실 연착륙에 대한 불안감은 시간이 흐를수록 커지고 있다. 비자금사건이후 경제에 대한 심리적 동요해소를 위해 정부는 국책연구기관을 동원, 내년 경기의 낙관론을 설파하고 있지만 양극화의 심화조짐속에 주가마저 곤두박질치면서 경기비관론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정부도 이같은 불길한 조짐에 대해 어느정도는 「이유있다」는 잠정결론을 내렸고 중립적 경제운용방침에서 점차 「신축」에 무게를 둔 강력한 경기조절책으로 선회하고 있다.
경기조절책의 첫 테마는 재정정책이다. 금년 고성장을 주도했던 설비투자의 위축으로 내년엔 내수경기의 깊은 침체가 예상되므로 정부가 재정사업확충과 조기집행을 통해 이를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공공부문 중심의 수요창출, 즉 케인즈식 경제운용을 펴겠다는 것이다.
재정경제원은 18일 예산실장주재로 관계부처 기획관리실장회의를 소집해 내년 재정사업을 최대한 조기집행하라고 독려했다. 재경원은 이날 회의에서 ▲내년 정부발주공사를 앞당겨 확정·공고하고 ▲민자유치사업은 연내착공이 가능한 사업부터 선정하며 ▲계속공사 및 수의계약사업은 가급적 1월중에 계약을 완료하고 ▲95년 추경(추경)예산은 최대한 빨리 쓰라고 지시했다. 재경원의 이같은 회의소집은 최근 몇년간 없었던 극히 이례적인 것으로 내년 연착륙에 대한 정부의 불안감을 반영하는 것이었다.
통화정책도 같은 맥락에서 전개될 전망이다. 당초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KDI)등은 내년 총통화증가율을 올해 목표(12∼16%)보다 낮은 11∼15%대에서 「안정적」으로 운용할 것을 제안했었다. 총선등으로 야기될 인플레압력을 제거키 위해선 통화의 안정관리가 불가피하며 또 실제로도 9% 성장(금년)때보다는 7%대 성장(내년)때 총통화증가율이 낮아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재경원은 이에 대해 경기하강기에 통화관리고삐마저 조일 경우 금융시장경색→저금리동요→중소기업자금애로→연착륙실패등 부작용이 예상된다고 보고 관리목표대(대)를 11∼16%, 11∼17%등 비교적 넓게 제시하고 있다.
특히 내년엔 외국인주식투자한도확대 및 경상수지개선에 의한 외화유입과 재정지출강화로 민간부문, 그중에서도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여건이 올해보다 훨씬 나쁘므로 통화관리를 강화하기는 힘들 전망이다.<이성철 기자>이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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