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씨 검은돈 지원싸고 치열한 공방도/민정계·자민련선 “대외경제영향 우려”노태우씨가 전직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법정에 선 18일 여야 4당은 한결같이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시하면서도 「사필귀정」으로 규정했다. 여야는 또 재판부에 대해 엄정한 사법권행사를 당부했다.
이 와중에서도 여야는 지난 대선당시 노씨의 「금전적 기여」부분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신한국당은 김대중 국민회의총재 등 야권에 대한 지원부분에 관심을 집중시킨 반면 국민회의등 야3당은 노씨가 김영삼 대통령에 대한 자금지원문제를 법정에서라도 「고백」할 것을 촉구했다.
신한국당 손학규 대변인은 『노씨가 법정에 선 일은 지극히 불행한 일』이라면서도 『법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법정신과 비리에는 성역과 예외가 있을 수 없다는 국민여망에 따른 당연한 결과』라고 논평했다. 그는 이어 『노씨 부정축재사건에 대한 준엄한 법의 심판은 향후 「역사 바로세우기」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민회의는 노씨의 엄중처벌을 주장하며 김대통령에 대한 대선자금지원문제와 관련, 검찰의 「직무유기」를 집중비난했다. 박지원 대변인은 『검찰이 노씨수사에서 대선자금부분을 밝혀내지못한 만큼 국회의 국정조사권을 발동, 청문회를 열어야한다』고 주장했다. 박대변인은 이어 『노씨도 국민에 대한 마지막 봉사로 생각하고 사실을 그대로 밝히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비통한 일이나 깨끗한 정치가 시작되는 시발점으로 삼아야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규택 대변인은 논평에서 『전직대통령이 뇌물수수라는 파렴치한 범죄로 법정에 선 현실에 엄청난 자괴감을 느낀다』며 『오늘의 뼈아픈 역사를 거울삼자』고 말했다. 그는 또 『노씨는 재임중 정치권에 뿌린 검은 돈의 전모를 공개해야한다』고 밝혀 신한국당과 국민회의를 모두 겨냥했다.
자민련 구창림 대변인도 유감을 표시하면서 『신한국당은 노씨의 검은 돈을 사용해온데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자민련은 이날 간부회의에서도 『노씨의 비자금만 단죄하는 것은 정치발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신한국당의 대국민사과를 주장하는등 대여공세를 폈다.
한편 신한국당의 민정계일부와 자민련일각에서는 『세계 굴지의 대기업총수들이 줄줄이 피고인석에 앉아있는 모습이 전세계에 방영됨으로써 우리 대외경제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우려된다』는 얘기도 나왔다.<이동국·김동국 기자>이동국·김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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