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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대통령다운 당당함 못느꼈다”/재판부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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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대통령다운 당당함 못느꼈다”/재판부 일문일답

입력
1995.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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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자 많지만 사건은 생각보다 단순”노태우 전대통령 비자금사건 첫 공판을 마친 서울지법 형사합의30부 김영일 부장판사는 18일 『노태우씨에게서 전직대통령다운 당당함을 볼 수 없어 몹시 아쉬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김부장판사등 합의30부 소속 판사 3명과의 일문일답이다.

―전직대통령에 대한 공판을 진행한 소감은.

(김부장판사)『일반 뇌물사건을 14개 합쳐놓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게 무슨 뜻인가.

(김부장판사)『일반 고위공무원이 연루된 뇌물사건의 경우 대개 공여자 1명과 수뢰자 1명이 재판을 받는다. 그러나 이번 비자금사건은 돈을 받은 노태우피고인을 제외하고도 돈을 제공한 14명의 피고인이 남는다. 노씨를 정점으로 나머지 14명이 연관된 사건이라는 점에서 일반 뇌물사건 14개를 합쳐 놓은 의미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다른 사건보다 14배나 힘들게 재판이 진행될 수도 있는데.

(김부장판사)『그런 느낌을 받지는 않았다. 생각보다는 사건이 단순해 원만하게 진행될 것으로 본다』

―거물급 변호사로 구성된 변호인단이 치열하게 법정 공방을 펼칠 것으로 보이는데.

(김부장판사)『그렇다. 앞으로 검찰과 변호인단이 노씨 비자금의 성격을 둘러싸고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이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뇌물사건에서 이같은 법리공방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개정후 재판부만이 노씨를 정면에서 바라봤는데 특별한 느낌은 없었는가.

(김부장판사)『노피고인이 법정에 들어서자마자 몹시 당황하는 것 같아 보였다. 노피고인의 얼굴이 빨갛게 상기된 것을 보고 내심 몹시 놀랐다』

―노씨의 재판태도는 어떻다고 생각하는가.

(김부장판사)『재판을 받는 태도가 전직대통령이라는 것을 느끼게 할 만큼 당당하지는 않았다. 몹시 불안해하고 당황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배석판사들에게 지나친 언론접촉이나 개인약속을 자제토록 당부했다는데.

(김부장판사)『강요사항이 아니다. 그냥 권고했을 뿐이다』

―재판은 원활히 진행됐다고 생각하는가.

(김부장판사)『큰 무리가 없었다고 본다. 단지 재판도중 경비상황이 간혹 신경이 쓰였다』

―다음 재판기일을 15일로 결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김부장판사)『변호인과 검찰에 충분히 공판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해서다. 그리고 재판부로서도 사건 기록을 꼼꼼히 검토할 시간이 필요했다』

―주심판사로서 재판을 마친 소감은.

(김용섭 판사)『검찰측 직접신문사항을 검찰로부터 사전에 넘겨받아 질문을 이해하는 것은 수월했으나 관련 피고인들이 모두 서술형으로 진술해 이들 답변을 꼼꼼히 적느라 애를 먹었다. 하나라도 빠뜨리면 안된다는 생각에 다소 힘들었다』

―좌배석 판사로서의 소감은.

(황상현 판사)『사건 심리와 진행은 물론 주문 작성에 도움을 주기 위해 일일이 메모하고 기록하느라 애를 먹었다』<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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