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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이냐 아니냐 최대쟁점/노씨 첫 공판­재판 초점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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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이냐 아니냐 최대쟁점/노씨 첫 공판­재판 초점과 전망

입력
1995.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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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증거 구체적… 노씨반박 한계/정치권 유입 침묵 규명 쉽잖을듯노태우 전대통령이 18일 마침내 법정에 섰다.

상오 10시부터 서울지법 형사합의30부(재판장 김영일 부장판사)심리로 열린 노씨공판은 수뢰혐의 확인에 초점을 맞추어 신속하고도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이에따라 노씨공판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빨리 매듭지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노씨공판의 가장 큰 쟁점은 노씨가 재벌로부터 받은 돈을 모두 뇌물로 규정할 수 있는지 여부. 검찰은 노씨가 기업인으로부터 받은 돈을 전액 포괄적 의미의 뇌물로 규정했다. 그러나 변호인측은 대통령이 기업인들에게 통치자금조로 「성금」을 받는 것은 지금까지의 관행이었고, 뇌물죄가 성립하려면 구체적인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이 입증돼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이같은 양측의 입장은 1차공판에서도 극명하게 대비됐다. 노씨의 1차공판 진술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재벌들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지만 특혜를 대가로 받은 뇌물은 아니다』라는 것이다.

검찰은 『최소한 불이익을 당하지 않거나 사업추진을 위해 돈을 주었다』는 재벌총수들의 진술과 6공당시 재벌업체들의 신규진출사업등을 들이대며 노씨를 집요하게 추궁했다. 특히 검찰은 5공당시 해체됐던 국제그룹사건등을 예로들어 대통령의 재계영향력과 6공당시 재벌들의 「청와대 공포증」에 대한 생생한 사례를 제시하며 뇌물성격을 부각시켰다.

이에대해 노씨는 시종일관 『명시적으로 청탁을 받은 적이 없다』, 『기업인들이 어떤 뜻에서 돈을 줬는 지는 모르지만 뇌물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대가성을 부인했다. 노씨는 검찰이 뇌물성을 공격해 오면 『기업인들이 뇌물로 생각했다면 그럴 것』이라고 마지 못해 이를 인정했다.

그러나 재벌총수들은 입을 맞춘 듯 특혜의 대가로 뇌물을 준 사실을 부인했다. 관행적으로 준 성금이라는 주장이다. 노씨에게는 상당히 고무적인 발언들이다. 물론 재벌총수들은 뇌물공여죄로 기소된 뒤 말을 번복했기 때문에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

공판의 핵심인 「뇌물논쟁」은 변호인측의 반대신문이 시작되는 2차공판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법조계는 노씨측이 검찰의 논리를 뒤엎기는 힘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 법리적으로도 검찰의 논리가 국민들의 법감정에 가깝고 퇴임후 2천억원 가량을 비계좌와 부동산등에 은닉한 것은 재판부의 심증형성과 양형에 결정적인 요소가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변호인측의 변론여하에 따라 뇌물인정액수가 크게 줄어들 가능성은 여전하다.

한편 노씨는 법정에서도 14대 대선자금 지원여부와 비자금의 정치권유입여부에 대해 침묵했다.대선자금과 비자금의 정치권유입여부등 의혹이 풀리지 않고 있는 여러문제들이 재판과정에서도 밝혀지기 어려울 것 이라는 전망을 낳게 하는 대목이다.<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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