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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총리에 거는 기대(장명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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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총리에 거는 기대(장명수 칼럼)

입력
1995.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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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이수성 총장이 김영삼 정부의 다섯번째 국무총리로 임명됐다. 그가 새총리가 된 것에 대해서는 여야와 언론이 한결같이 환영일색이다. 67년부터 서울대 법대에서 강의해 온 그는 80년 격동기에 학생처장직에 있으면서 소신을 굽히지 않는 처신으로 학생과 교수들의 신뢰를 얻었고, 88년에는 법대의 첫 직선학장으로, 지난 3월에는 두번째 직선총장으로 선출되는 등 요직을 두루 맡아온 덕망있는 서울대 맨이었다. 정치에 물들지 않은 경력, 56세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등이 그에게 더욱 참신한 기대를 걸게 하고 있다.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그가 과연 서울대 직선총장으로서 4년의 임기중 겨우 9개월을 일한 시점에서 입각한 것이 바람직한 선택이었을까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총장선거전에서 『4년동안 학교발전을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했던 약속을 대통령의 삼고초려로 꺾었다는 그의 설명도 설득력이 없지만, 더 근본적인 것은 이 정부에서 총리의 비중이 과연 어느 정도인지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대통령중심제 아래 국무총리의 역할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고, 국면전환용으로 임명되고 해임되는 운명을 피하기 어렵다. 5공, 6공에서 많은 인물들이 총리로 입각했다가 제대로 역량을 발휘하지도 못하고 물러나는 일이 거듭되면서 「소모적 인사」라는 비판이 일었고, 김영삼대통령은 취임초 그같은 인사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러나 김대통령은 34개월동안 벌써 다섯번째 총리를 임명했다. 총리의 평균 재임기간은 8개월로 정부수립후 평균 재임기간 18개월의 반도 안된다. 황인성총리가 10개월, 이회창총리 4개월, 이영덕총리 8개월, 이홍구총리 12개월로 거의 「민심수습용」 경질을 거듭했다. 그중 이회창총리는 총리의 책임과 권한의 한계를 놓고 대통령과 마찰을 빚다가 전격 경질되어 총리의 위상이 얼마나 왜소한지를 확인시켜 주었다.

12개월만에 물러난 이홍구총리는 정치학자로서의 경륜과 친화력, 국제감각과 양식을 지닌 인물로 김대통령의 신임도 두터웠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가 과연 지난 1년간 얼마나 능력을 발휘했으며, 대통령의 저돌적인 결단력에 자신의 균형감각을 얼마나 보탤수 있었는지 의문이다. 여기저기 대형사고 현장을 쫓아다니는 그를 보면서 차라리 그가 통일부총리직에 머물러 있었다면 나라와 개인을 위해 더 생산적이었을텐데 아쉬워하는 사람이 많았다.

이수성 총리는 매우 중요한 시기에 큰 기대를 모으며 총리가 됐다. 그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여 이 정부의 마지막 총리가 될 것이냐는 문제는 그 자신의 각오와 김대통령의 스타일 바꾸기에 달렸다고 생각한다.<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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