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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극점·7대륙정상 정복(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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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극점·7대륙정상 정복(사설)

입력
1995.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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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놈」 허영호씨가 신이 빚은 지상의 한계점을 모두 밟은 첫 인간이 됐다. 허씨는 12일 남극대륙의 최고봉 빈슨 매시프(해발 5,140)등정에 성공, 세계 최초로 3대 극점과 7대륙 최고봉을 모두 정복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이는 고 고상돈씨가 한국인 최초로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8,848) 정상에 오른지 18년만의 경사로 전직대통령 구속 등으로 심란해 하고 있는 국민들에게 다시 없는 세밑 선물이라고 할 것이다.허씨의 삶은 도전 바로 그것이다. 고 1학년때 누나 따라 산에 처음 오른후 80년대부터 끊임없는 도전으로 국민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주어왔다. 82년 히말라야의 마칼루(8,451) 등정을 시작으로 83년엔 마나슬루(8,156)를 무산소 단독 등정해 산악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87년 12월 에베레스트를 정복한 후는 마치 신들린듯 탐험인생을 꽃피우기 시작했다. 92년 2월 남미의 아콩카과(6,959), 5월 북미의 매킨리(6,194), 12월 아프리카의 킬리만자로(5,895), 94년 오세아니아의 칼스텐츠(4,884), 지난 9월 유럽의 엘브루스(5,642)에 각각 올랐고 이번에 한국일보사와 한국방송공사가 공동주최한 원정대를 이끌고 빈슨 매시프를 등반함으로써 7대륙의 최고봉을 모두 정복한 것이다.

그는 이것도 부족해 94년 1월 남극점을 통과했고 지난 6월엔 북극점에 태극기를 꽂는 감격을 누림으로써 에베레스트를 비롯한 3대 극점에 모두 발자취를 남겼다. 「한 도전의 성공은 다음 도전의 준비이자 시작」이란 허씨의 내일을 향한 자세는 오늘을 사는 우리의 「교과서」라고 할 것이다.

그동안 그는 혹한과 강풍 등으로 죽음의 고비를 수없이 넘겼다. 마나슬루등반 때는 크레바스에 추락했으나 배낭이 돌출부에 걸려 죽음의 문턱에서 되돌아 오기도 했다. 그는 위험한 순간을 뛰어넘을 때마다 위축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이는 인생의 한 시험이란 마음가짐으로 이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다음 도전의 교훈으로 삼는 투혼을 발휘했다.

끝없는 자기와의 싸움인 허씨의 이같은 도전인생은 인간의 무한한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인생은 도전으로 이어지는 연극이라고 한다. 도전이 없는 삶은 긴장감이 없어 무기력하게 마련이다. 바쁜 현대생활속에서 이를 잊고 사는 우리들에게 허씨는 지칠 줄 모르는 도전으로 이를 일깨워 주었다.

우리의 연말은 비자금사건과 5·18의 재수사등으로 어수선하고 얼어붙어 있다. 북한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5천억원 비자금의혹 사건이 불거진후 서민의 알뜰살림이 덧없이 느껴지는 요즘이다. 어려울 때일수록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인내의 극한점을 넘어선 허씨의 용기를 배워 슬기롭게 대처해 밝은 내일을 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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