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반도체에 신호로 저장후 액정통해 즉시 재현/컴퓨터 연결땐 확대·축소 컬러출력 전송 자유자재/92년 미코닥사이어 삼성항공 국내 첫 개발 내년 양산카메라산업에 디지털 카메라 혁명이 시작됐다.
디지털 카메라는 필름이 필요없는 카메라. 핵심부품인 고체촬상소자가 빛을 받아들이면 변환기가 디지털신호로 바꾸고 이 신호를 압축해 메모리반도체에 저장하도록 고안됐다. 반도체에 내장된 화상정보는 카메라에 달린 액정표시화면(LCD)을 통해 촬영 즉시 볼 수 있다.
디지털카메라의 등장으로 촬영에서 사진을 받아들기까지 소비자들의 「사진생활」에도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필름을 현상할 때 암실에서 현기증나는 화학약품 냄새를 맡지 않아도 되고 현상소에 사진을 맡기고 기다리거나 사진을 전하기 위해 시간을 보낼 일도 없게 된다. 촬영후 카메라를 컴퓨터에 연결하면 모니터를 통해 사진을 볼 수 있고 확대·축소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가 하면 컬러프린터로 사진을 뽑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컴퓨터와 연결하면 사진을 전송할 수 있어 멀리 떨어진 가족들이 같은 시간에 같은 사진을 보며 추억을 되새길 수도 있게 된다.
최근 수년간 소비자들은 저절로 초점이 조절되는 오토포커스카메라, 마이크로카메라, 망원렌즈가 필요없는 줌카메라, 다양한 특수기능을 겸비한 자동카메라, 캠코더, 1회용 카메라등 카메라의 다양한 「변신」을 경험해왔지만 이제는 전혀 새로운 카메라의 「마력」을 맛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멀티미디어시대가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2000년에는 전세계적으로 PC사용자가 1억명에 이르고 이중 20∼50% 가량인 2,000만∼5,000만명은 디지털카메라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불과 5년뒤에 디지털카메라 시장이 현재 카메라시장(전세계 3,700만여대)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디지털카메라는 100여년 카메라 역사의 일대혁명이다. 그동안 카메라의 품질을 결정해온 광학기술을 「구시대 유물」로 만들고 대신 빛을 디지털신호로 바꾸고 반도체 집적회로에 저장하는 전자기술이 카메라의 핵심기술로 떠 올랐기 때문이다.
디지털카메라는 92년 미국 코닥사가 처음 제품을 선보인후 전자기술이 발달한 미국과 일본 및 한국 업체들이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항공이 비교적 앞서 있는 편이다. 삼성항공은 지난6월 한국과학기술연구원과 2년여에 걸친 공동연구 끝에 디지털카메라 개발에 성공, 내년 9월부터 120만원대의 제품(SSC―410N)을 양산할 계획이다.
첨단부품이 고밀도로 압축된 이 카메라는 포켓용 수첩만한 크기로 아무런 부속장치 없이 컴퓨터와 연결해 사용할 수 있도록 돼있어 선진국 제품과 어깨를 겨룰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전자도 최근 디지털카메라 개발팀을 구성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아남정공과 한국코닥이 각각 일본 니콘사와 미국 코닥사로부터 디지털카메라를 들여와 시판중이다.
삼성항공의 이상순 상무는 『디지털카메라시대는 각국의 치열한 기술개발 경쟁으로 예상보다 훨씬 빨리 다가오고 있다』며 『보다 선명하고 다양한 기능을 갖춘 전문가용 디지털카메라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서사봉 기자>서사봉>
◎국내 카메라산업 성장사/30년만에 세계2위 생산국/67년 대한광학 효시·84년 첫 독자제품/88올림픽계기 수요폭발… 연산 370만대
국내 카메라업계는 30년이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생산대수 기준으로 세계 2위의 카메라생산국으로 발돋움했다.
전세계 시장규모는 3,752만대로 일본이 이중 80%이상을 생산해 부동의 세계1위를 고수하고 있고 370만대(95년 추정)를 생산하는 우리나라는 미국 서독을 제치고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과의 격차를 좁히는 것이 우리업계의 당면 과제인 셈이다.
국산 사진기 1호는 지난 67년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선을 보였다. 박전대통령의 요청을 받은 이정림 당시 전경련회장이 구로공단에 대한광학을 세운뒤 일본의 마미야사와 제휴해 카메라 생산을 시작한 것. 당시 「코비카」라는 이름으로 수출까지 했으나 범람하는 일제 카메라에 밀려 83년 도산하고 말았다.
우리업계는 국산카메라가 나온지 10여년 뒤인 70년대말 카메라산업을 다시 일구기 시작한다. 삼성항공이 79년 일본 미놀타사와 기술제휴를 맺어 꾸준히 기술을 축적한 결과 84년 독자기술로 오토포커스 카메라를 생산해 냈다. 이에 자극받아 85년 동원정밀이 일본 펜탁스사와, 87년 당시 금성이 캐논사와, 89년 현대전자가 올림푸스사와, 89년 대우전자가 야시카사와 각각 기술제휴를 맺어 카메라업계에 「춘추전국」시대가 열리게 됐다.
88서울올림픽은 카메라산업발전에 커다란 전기를 마련했다. 이때를 전후해 우리업체들이 그동안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독자개발한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삼성항공은 90년6월 세계 두번째로 초소형카메라인 「AF슬림」개발을 시작으로 중보급형 제품들을 선 보였다. 또 금성은 「오토보이 3」 「오토보이 줌3」 「스내피」등을 선보이는등 신제품 개발이 러시를 이뤘다. 88올림픽을 계기로 국내 카메라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때 맞춰 내놓은 국산제품들이 날개 돋친듯 팔리면서 국내업계는 지난 90년까지 매년 30∼40%의 고속성장을 구가했다. 90년을 정점으로 엔화절상 국내인건비의 상승등으로 2년여간의 침체조정기를 거친 업계는 다시 꾸준한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현대전자 강남훈 상무는 『앞으로는 세계 사진기시장이 디지털카메라 쪽으로 급속히 성장할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반도체 기술수준이 일본과 어깨를 겨룰 만하기 때문에 일본과 디지털카메라를 둘러 싼 새로운 싸움을 준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서사봉 기자>서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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