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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희씨·김재남씨/두 7순 노학자 20여년만에 개정증보판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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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희씨·김재남씨/두 7순 노학자 20여년만에 개정증보판 출간

입력
1995.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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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 없는 학문열정” 후학 귀감/우리나라의 옛 그림­한문투 문장 고쳐 쓰고 강연논문 추가/셰익스피어 「베니스의 상인」 등 총40편 한권에 수록팔순을 바라보는 두 노학자가 20여년만에 「우리나라의 옛 그림」과 「셰익스피어전집」의 개정판을 출간했다. 서울대교수, 통일원장관을 지낸 원로정치학자 동주 이용희(78)씨와 김재남(73)동국대 명예교수가 그 주인공. 1∼2개월만에 속성으로 책을 내는 출판계현실과 「한 우물 파기」를 꺼리는 학계풍토에서 노학자들의 집념은 젊은 후학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우리 옛 그림에 대한 독자적 안목으로 60여년동안 수많은 작품을 감상·연구해온 이씨가 펴낸 한국회화입문서 「우리나라의 옛 그림」(학고재간)은 75년 박영사에서 출간됐던 것을 20년만에 개정한 것.

「옛 그림을 보는 눈」 「겸재일파의 진경산수」등 초판 8편의 글에 「미술사와 미술사학」 「장면과 화면」등 최근의 강연논문을 첫 장과 마지막장에 추가했다. 초판의 한문투 문장을 한글세대가 쉽게 이해할 수 있게 고치고 수록도판을 크게 늘렸으며 겸재 정선과 단원 김홍도의 미술세계를 새롭게 정리했다.

93년 세종연구소 이사장직을 마지막으로 공직에서 은퇴한 이씨는 몸이 불편한데도 72년에 펴냈던 「한국회화소사」의 개정판과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명화를 해설한 「우리 옛 그림의 아름다움」을 내년초 출간할 예정이어서 식지 않는 학문에 대한 열정을 알게 한다.

또 한평생을 셰익스피어연구와 번역에 몰두해 온 김씨는 64년 셰익스피어 전집을 5권(휘문간)으로 출간, 71년 개정판에 이어 24년만에 세번째 개정판을 내면서 한 권으로 묶었다.

특히 이번 「셰익스피어전집」(을지서적간) 개정판은 「베니스의 상인」 「말괄량이 길들이기」등 희극 17편, 「햄릿」 「리어왕」 「맥베드」등 비극 10편, 「존왕」 「리처드2세」등 사극 10편, 「비너스와 아도니스」 「불사조와 산비둘기」를 비롯한 시 3편등 모두 40편의 작품을 한 권(1,800쪽)에 수록해 의미가 더욱 깊다.

김씨는 46년 서울대 영문학과 재학당시 셰익스피어의 영문판을 읽고 감동을 받은뒤부터 연구와 번역에 몰두, 부인으로부터 『나의 연적은 셰익스피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50여년동안 외길을 걸어왔다.

그는 셰익스피어를 가장 많이 읽은 사람으로 꼽힌다. 우리 정서에 맞는 매끄러운 번역을 위해 200번이상 원서를 완독해 책이 닳을 정도가 됐다. 73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요즘도 새벽 2시까지 셰익스피어를 탐독한다. 개정판을 내면서 출판사의 실수로 빠진 문장과 오역 오자를 바로잡고 자구해석을 새롭게 하거나 현대에 맞는 어투로 글을 다듬었다.

그러나 아직도 만족하지 않고 있다. 마지막 소망은 10년정도 더 사는 것이다. 『소설류등을 많이 읽어 더 읽기 쉽게 번역된 네번째 개정판을 내 셰익스피어문학의 진수를 전하고 싶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여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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